<>신창민 중앙대교수=북한은 작년말 농업.경공업.무역제일주의를 선언했다.

이는 북한이 현재의 극심한 경제난을 타파할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준거로 볼 수 있다.

김정일시대를 맞은 북한은 조심스러운 개방정책을 취할 것으로 보이나
과감하게 움직이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하나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것은 저들이 어떻게 변화하는 것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그들을 보는 우리의 태도도 중요하다는 점이다.

남한이 왜 북한과 경협을 해야 하는지 개념정립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마치 북한이 무엇을 잘하면 무엇을 주겠다하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북한의 붕괴를 막기위해 그런다는 논리인데 이같은 시각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리의 지도급인사중에는 대북정책과 관련, 완고하고 수구적인 사고를
가진 경우가 많은데 일관된 방향정립이 필요하다.

대북정책과 관련, 어떤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경우에 따라 국민들을 설득
하기는 힘든 때문이다.

<>전홍택 KDI연구위원=북한의 향후 경제전망과 관련해서는 상반된 주장이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전반적인 개혁이 수반되지 않고서는 앞으로도 어렵다는 비관론적
접근과 미래에 있어서도 과연 그렇겠느냐는 낙관론적 입장이 그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문제는 남북한간의 경협이 어떤 형태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장항석 경제기획원지역경제과장=북한경제는 50,60년대까지 능률적이고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으나 70년대후반부터 계획경제의 모순에 봉착하면서
그 이후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

80년대 들어서면서 나름대로 수출을 강조하고 합영법등으로 노력했지만
외국의 투자는 1억-1억5천만달러에 그치고 있고 그나마도 조총련이 80-9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구소련과 동구의 몰락으로 대외경제기반이 침식당하면서 원자재
도입선도 상당부분 끊기는등 어려움이 가중, 현재의 공장가동률은 50%이하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경제는 대외개방과 개혁을 병행하지 않으면 회생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북한권력이 경제난으로 붕괴로까지 가느냐하는 점에서는 부정적인
판단을 갖고 있다.

대일수교자금이 50-1백억달러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정상화와 워싱턴의
대북엠바고해제, 경수로지원등의 경제지원효과로 북한경제는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나 영구히 북한경제의 기반을 다져주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본다.

<>강정모 경희대사회과학대학장=시장경제와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해야
북한경제는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김일성시대에 북한이 취한 개방과 관련된 많은 개방조치가 김정일시대에도
과연 이어질 것인가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 가능할 것으로 본다.

개방의 속도는 김정일이 얼마만큼 권력을 확고하게 잡느냐 하는데 달려
있다.

남북한간의 경협은 우리 국익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확신한다.

특히 중국의 동북경제권과의 경쟁관계를 감안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빠른 남북한경협이야말로 북한에도 이익이 될 수 있고 궁극적으로 통일후
남한이 담당할 부담을 경감시키는 결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북한경제는 대일, 대미수교가 이루어질 경우 어느 정도 회생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