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에서는 지금 정보산업의 주도권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말할것도 없고 개도국들도 21세기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정보산업육성에 국가의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고도통신망 컴퓨터 방송 멀티미디어등 하이테크기술의 복합체인 정보산업의
선점싸움은 이때문에 정보대전으로 일컬어지고 있을 정도이다.

정보산업은 2000년대 한 국가의 총체적인 경쟁력을 평가하는 핵심기반구조
로 꼽힌다.

정보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이유이다.

정보인프라(인포메이션 인프라스트럭처:II)로 불리는 정보산업은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네트워크와 2000년대의 빅 비즈니스인 멀티미디어시장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정보와 이를 효율적으로 전송 처리할수 있는 시스템 두분야에서
세계최고가 될경우 이는 정보대권을 장악했음을 의미해 주는 것이다.

미국 일본등 선진국들이 혈안이 되어 추진하고 있는 정보산업의 육성방향
은 최근 일본 통산성이 확립한 정보인프라의 개념에서 명확히 나타난다.

정보인프라는 우선 광케이블 와이어 무선 위성등의 통신망, 전화 팩스
교환기 중계기등의 통신기기, 컴퓨터 TV 카메라등의 정보기기등 네트워크
구축과 하드웨어산업의 집중적인 육성에서 가능하다고 일본통산성은 밝혔다.

다음으로는 대량의 정보를 조작, 처리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과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 도서관장서등의 형태에 따른 정보유통과 정보의
작성, 애플리케이션의 개발등을 행하기 위한 인재육성등 소프트웨어산업과
전문인력양성을 병행해야 할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이에따라 꿈의 정보고속도라고 불리는 초고속정보통신망구축을
경쟁적으로 서두르고 있다.

기업 가정에서 요구하는 음성 데이터 영상등의 다양한 멀티미디어 정보를
초고속으로 한꺼번에 대량으로 송수신하기 위해서는 정보고속도로구축이
절대 필요한 때문이다.

미국은 앨 고어부통령이 중심이되어 모든 생활을 전자통신망이란 띠로
한데 묶는 인포메이션 슈퍼하이웨이 건설에 시동을 걸었다.

이계획은 오는 2000년까지 1백70억달러를 투자해 세계최고의 국가정보기반
구조(NII)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때쯤이면 미전역의 관공서 기업 학교 병원 가정등을 초고속광케이블망
으로 연결, 국민누구나 21세기 하이테크기술의 총아인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쉽게 이용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대국인 일본도 신사회자본개념하에 초고속정보통신망건설에 나서
2010년까지 45조엔을 투자키로 하는등 일본열도가 NI건설 열병을 앓고 있다.

구미에 비해 뒤떨어진 통신과 방송사업의 육성없이는 21세기의 강자로
군림할수 없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유럽도 마찬가지이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의 기존 통신망을 고도화하는 범유럽통합광대역
통신망(ICBN)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EU는 연구개발용 범유럽 초고속정보고속도로(E-Bone)구축을 통해 범유럽
대형연구개발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EU는 회원국 상호간 자유로운 상품 자본 서비스의 교역촉진을 위해 97년
까지 회원국 행정기관을 연결하는 고속행정통신망도 구축할 예정이다.

또 영국 프랑스 독일등은 이와함께 자국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통신사업자및
CATV사업자들이 중심이 되어 별도의 초고속망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외에도 싱가포로와 한국이 초고속정보통신망구축에
출사표를 던졌다.

싱가포르의 경우 나라전체를 지능을 가진 숨쉬는 생명체로 만들겠다는
"인텔리전트 아일랜드"를 목표로 정보화프로제트인 IT2000계획을 추진중
이다.

이계획은 최첨단의 정보통신시설을 바탕으로 2000년까지 일반가정에까지
광케이블망을 구축, 정보사회진입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은 오는2015년까지 45조원을 투입, 범국가 차원에서 일반가정에
광케이블망을 연결하고 초고속의 수십G(기가)급 전송속도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한 정보통신망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캐나다도 캐나디언 슈퍼하이웨이(CANARIE)구축에 나서 오는99년까지
총12억달러를 투입, 행정및 공중망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캐나다는 이계획이 완성되면 2003년께에는 관련산업의 매출증대가 1백억
달러를 넘어서고 연간 2만여명의 고용창출효과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정보대전에서 가장 선두주자로 달리고 있는 국가는 통신최강국인
미국이다.

미국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와 세계경제의 주도권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정부뿐아니라 민간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미산업계는 정보산업의 특성인 방송과 통신의 융합, 유무선통신의 통합
추세에 따라 통신사업자의 사업다각화와 방송과 통신의 상호진출, 사업자간
합병, 비통신사업자의 진출등 금세기에 볼수 없었던 산업의 대이동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통신사업자간에는 세계최대의 통신사업자인 미국 AT&T가 이동통신사업자인
맥코셀룰러(McCaw Cellular)를 매수,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통신및 방송융합쪽에서는 지역전화회사(RBOC)의 CATV회사 매수가 활발해
지고 있다.

통신사업자와 컴퓨터제조업체간의 제휴도 활발해 세계 정보통신산업계의
기선을 제압하고 있다.

금세기 최후의 빅 비즈니스로 탄생된 멀티미디어시장을 겨냥한 이들업체의
제휴는 AT&T가 실리콘그래픽스와, 맥코셀룰러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
한데서 잘 나타난다.

이와함께 비통신사업자들의 통신사업참여 움직임도 거세다.

통신제조업체인 모토로라는 전세계 위성이동통신사업인 이리듐프로젝트를,
우주항공사인 로럴사와 통신제조업체인 퀄컴은 글로벌스타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일찍이 철도가 산업혁명을 촉진했듯 각국이 경쟁적으로 구축중인 정보고속
도로는 21세기 멀티미디어산업의 꽃을 피우면서 풍요로운 미래를 약속해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김형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