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개혁은 이시대의 큰 흐름이다.

변화에 대한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 인류역사의 실체요, 도전정신이 바로
새 역사창조의 원동력이다.

다가오는 새로운 세기는 무국경의 세계화 속에 인류의 공존공영을 추구
하며 지식과 정보가 중요한 생산요소로서 역할을 하는 지력사회 정보화
사회로서 인간의 창의성과 지성이 가장 중요시 된다.

그러나 21세기를 바로 눈앞에 둔 지금의 세계질서는 이념적 군사패권주의
에서 무한경쟁의 경제패권주의가 지배하는 질서로 재편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편으로는 세계통합이라는 지구화 세계화가 추구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민족 종교 지역을 중심으로 경제블록화와 분권화가 진행되면서
민족간의 갈등과 문화적인 상충등 신.구가치관의 충돌로 인해 그 어느때
보다 전환기적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다.

이러한 격동의 시대에 우리 민족은 두가지 역사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

선진국으로의 도전과 분단조국의 통일성취가 그것이다.

선진국은 지금까지의 하드웨어적인 물량확대의 양적성장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제도운영능력이나 기술력과 같은 질적 발전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성취될수 없음은 당연하다.

또한 조국통일의 성취도 이념적 투쟁이 끝난 오늘의 탈냉전시대에는
군사적 정치적인 수단에 의한 통일이 아니라 경제적 역량에 따른
주도적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감안할때 결국 우리에게 부하된
역사적 과제로서의 선진국 진입이나 통일문제도 경제력을 기르는데
정책의 초점이 모여질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경제가 당면하고있는 구조적인 문제 가운데 가장 심각한
문제는 생산성이 낮고 국제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현실여건을 생각할때 국제경쟁력의 제고가 우리가 당면한
최대의 정책과제이자 도전이라고 할수 있다.

더구나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는 새로운 세계경제질서에서는
GATT시대와는 달리 강력한 통제력과 상품및 서비스 교역의 자유화가
더욱 촉진되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개도국을 견제하기 위한 그린라운드
등 또다른 다자간 협상의 장이 예견되고 있다.

새로운 국제환경 속에서는 국경없는 시장이 통상정책의 전략목표로서의
의미가 커지고 과거와는 달리 상대적 비교우위만으로는 부족하며
절대우위의 경쟁력있는 상품만이 무한경쟁의 경제전쟁에서 살아
남을수 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려면 어떻게 세계경제환경변화에
대응하여 국제경쟁력을 제고해야 할것인가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와있다.

한 나라의 국제경쟁력은 바로 기업의 국제경쟁력으로 집약된다.

우선 기업은 세계화전략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적자생존의 냉엄한 국제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전략적
제휴관계(네트워크 전략)를 통한 기업활동의 세계화를 추구해야 한다.

급변하는 세계경제환경속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신속히 대응
하고 탄력적으로 자기변신을 도모하는데 불가피한 전략이다.

수직적 통합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 과거의 방식은 치열한
국제경쟁속에서 오히려 경쟁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수 있다.

둘째 지속적인 경영혁신을 통해 내부경영의 효율화를 도모해야 한다.

모든것이 격변하는 환경하에서 경영혁신을 통한 지속적인 자기반성과
개혁이 없이는 새로운 세기의 경쟁에서 도태될수 밖에 없음은 너무나
자명하다.

셋째 과학및 기술개발을 통해 기업의 전문화를 제고해야한다.

기업의 세계화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기술혁신을 통한 창조적차별화를
달성하는것이다.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가격경쟁보다는 고객에게 새로운 의미를 주는
차별화된 가치( Value )를 제공할수 있을때에만 고부가가치 상품으로서
절대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편 기업의 이와 같은 노력과 함께 정부는 대내외 자유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등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반여건을 마련하고 지원하는데 총체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후기 UR시대에 적응하기 위하여 산업구조를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절약형 고부가가치산업으로의 합리적 조정을 유도해야 할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대응이 새로운 세계질서에 부합하는 새로운 도덕관
윤리관과 함께 추진되지 않으면 성공할수 없다.

새로운 가치관이 정립되지 못하여 초래되는 계층간 세대간의 사회적
가치관의 충돌은 국력을 결집하는데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까닭이다.

우리는 세계화를 외치면서 아직도 폐쇄적인 사고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새로운 시대를 끌고 갈수있는 자유정신 창조정신 평화정신이
투철한 세계인을 기르는데 온국민의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