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상거래의 특징은 철저한 가족 또는 씨족중심적이란 점을 꼽을수
있다.

그들은 핏줄,지역연고 또는 언어를 경계로 형성하는 배타적인 족벌이나
상호부조조직을 기반으로 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화교들에게 있어 이들 조직은 믿을수 있는 은행이자 사업정보및 인력
충원의 원천이다.

본토인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문서화한 형식적 계약보다 "인간적인
신뢰"를 토대로한 "언약"을 중시한다. 친족이나 가족의 끈끈한 유대가
추상적인 상거래원칙에 우선한다.

덩치가 큰 기업들도 마찬지다. 거래상대방이 만약 계약을 어겼다하더라도
그들은 법적대응이란 방식을 취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다만 블랙리스트
에 이름을 올려놓을뿐이다.

그러면 화교사회 전체가 알게되고 그것 하나만으로 화교와의 거래는
끝장이다.

화교기업들은 서로를 복수의 상행위에 끌어들여 공동의 이익을 취하며
위험도 분산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첨예한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들과도 쉽게 동업관계를
맺는다.

"거래는 어디까지나 거래"란 생각인 것이다. 물론 동반자관계를 맺고
최종거래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오스트레일리아 스윈번대학의 데이비드 창교수는 이 과정을 3단계로
설명한다.

첫번째 단계에서 화교들은 경제적 이익에 별로 비중을 두지 않는다.
단순히계약을 맺고 상대편을 탐색하기 위한 시간을 충분히 갖는다.

탐색전은 보통 2~3년이 족히 걸린다. 영원한 비즈니스파트너로서의
상대편의 자세를 살피기위해 서두를게 없다는 자세를 취한다.

두번째 단계에 이르면 서로 더욱 친숙해질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연회를 베풀거나 골프를 치고 상호공장방문을 통해 우의를 돈독히한다.

두번째 단계는 5~10년은 족히 걸린다고 창교수는 설명한다.

상대방이 신뢰할수 있는 사람이란 확신을 갖게되기까지 속마음을 결코
열지 않고 끊임없이 상대방의 진의를 타진한다.

그러나 상대방이 어떠한 경우에도 믿고 거래할수 있다고 판단됐을 때는
상대방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 끝까지 믿음속에 거래한다는
설명이다.

믿음 겸손 조직에 대한 충성 그리고 상대편에게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는
태도등이 화교의 상거래특성을 결정짓는 요소들이다.

< 일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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