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하느님 맙소사" 찰스 다윈의 "종의기원"이 나왔을때 월버포스목사의
부인은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였다는데 놀라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그로부터 130여년이 지난 지금 사회생물학자들은 모든 생물과 인간은
"유전자의 운반체"에 지나치 않는다는 이론을 내놓았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모든 사상에 영향을 미쳤던 첫번째 혁명이었다면
인류는 지금 "제2의 혁명"을 맞고 있는 셈이다.

53년 미국의 왓슨과 크릭은 생명과 유전을 담당하는 DNA의 분자구조를
밝힌 논문을 "네이처"( NATURE )지에 발표,분자생물학의 새장을
열었다.

그 공로로 이들은 62년에 노벨상을 받았다.

"생명의 열쇠"로 불리는 DNA구조가 발견된 것은 40년 밖에 되지않지만
이 새로운 발견은 유전공학을 탄생시켰고 약학 의학 농학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그동안 생물학자들은 유전자 재조합기술,증폭기술등을 발전시켜 당뇨병
치료약인 인슐린을 개발해 냈고 유전공학 토마토를 탄생시켰으며 새로운
종의 쥐를 만들어 특허를 내기도 했다.

또 유명한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앓고 있는 루.게릭병의 유전자를
발견,이 병의 사전진단을 가능하게 했다.

최근에는 암이나 알코올중독도 유전된다는 것이 알려져 연구를 진행
시키고 있고 어떤 유전자들이 지능과 관계되느냐가 연구과제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유전자연구결과가 가져다준 또 하나의 변화가 있다.

84년 영국 레스터대의 에릭 제프리스교수는 사람마다 다른 DNA패턴을
발견해 범인수사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는 사실이다.

87년 미국의 레스터셔에서는 세계에서 최초로 집단적인 유전자지문수사
를 벌여 화제가 됐었다.

당시 두명의 소녀가 추행당한후 살해됐는데,그 마을 인근에 거주하는 남자
5,500명의 혈액을 채취,범인을 체포함으로써 유전자지문이 틀림없는 신원
확인법임이 입증됐다.

대검이 오는 97년부터 강력범부사에 활용될 유전자정보은행을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법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강력범수사도 소홀히 할수 없는 일이지만 가뜩이나 개인비밀 보장 장치가
허술한 터에 이런 제도가 남용되거나 오용되어 인권이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신중을 기해야 겠다.

오늘날의 유전학적 혁명은 인류에 대한 "축복"일수도 있지만 "저주"가
될수도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