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현재 근무하는 비씨카드(주)사장으로 변신하기 1년전까지만 해도
26년간 재무부에서 잔뼈가 굵으면서 평소 바둑두기를 무척 즐겨했다.

재무부에는 바둑을 필자보다 잘 두는 사람들이 여러명 있었으나 조직적으로
모임을 갖거나 하는 행사가 없었던 것이 무척 아쉽다고 생각하여 내가 법무
담당관으로 근무할 83년에 당시 국고국장이셨던 이수휴차관을 회장으로 하고
필자가 총무가되어 "재우바둑동호회"를 새롭게 만들어 매년 두차례에 걸쳐
바둑대회를 개최했다.

그때마다 재무부출신 선배들이 여러방면으로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아
현재는 약 1백50여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활기찬 조직이 되었으며 앞으로도
크게 발전이 기대된다.

무엇보다도 현재 SBS 해설을 맡고 있는 유건재 프로6단이 초창기부터
수고료 한푼 받지 않으면서 지도사범을 맡아 회원들의 기력향상에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고문으로는 고병우 전 건설부장관, 이수휴 전 국방장관, 안공혁
신용보증기금이사장, 김기인 한국담배인삼공사사장, 박종석 한국
주택은행장, 이헌재 증권관리위원회 상임위원, 고순복 대한보증보험사장,
정중기 증권예탁원 사장, 한근환 영흥철강사장등이 있다.

특히 필자와 이수휴 전차관과의 대국은 매번 세계대전을 방불케 하는
피나는 쟁투가 벌어져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전투를 벌이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또한 현직에 있는 윤증현 금융국장, 변형 관세국장, 엄봉성박사(자문관)도
남다른 즐거움을 만끽할수 있는 대국상대이다.

필자는 바둑을 격전속에서의 승리감과 패배감때문에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꼭 필요한때 꼭필요한 곳에 둔다는 분명한 소신과 명분이 담긴
수를 찾는 것이 바로 바둑의 세계요, 이것이 바로 우리 인생의 모습을
비추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나는 바둑을 통해 회사경영에 필요한 많은것을 터득하곤 한다.

지난 26년간 재무부에서의 공직생활을 청산하고 현재 몸담게된 비씨카드
회사를 경영하는데 있어서 바둑의 세계는 나에게 제2의 새로운 출발의
길잡이로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씨카드에 와서는 백광세연세대 의대교수, 최창환 창성금속사장, 김효일
해동화재보험사장등과 고교바둑회(서울고 12회)를 통해 자주 기력을 비교해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