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롭게 호흡하는 기분으로 주말을 맞는다.

주말에는 산을 만날수 있다는 기대에 가슴이 부풀기 때문이다.

88년 스위스그랜드호텔 오픈과 함께 인연을 맺게 된 나는 그당시
유독 산을 좋아하던 동료 4명(유도영 전병대(고인) 문종길 장종호)과
함께 산악회를 결성했는데,지금은 약 40여명의 회원이 산악회를
이루고 있다.

정기적인 모임으로 계절별 그리고 두달에 한번 정기등반을 하면서
사내에서 낚시회 볼링회와 더불어 가장 활발히 활동되는 모임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 산악부원들이 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한결같다.

그저 산이 좋아서이다.

거창한 이류를 둘러대지 않더라도 산에서 느끼는 "푸근감"은 말로
펴현할수 없는 자연과의 친밀감 그 자체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흐르는 땀과 함께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조급하던 마음을 흘려버리고
한발 한발 인내하며 오르는 발걸음만큼 묵묵히 사색하는 시간,정상에
올라 탁트인 시야를 마주할대 느끼는 상쾌함을 갖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그동안 등반했던 정겨운 산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지리산 채석산장을 장식하던 철쭉꽃 무리들,소백산 국만봉에서
내려다보던 담양충주호에 깔린 신비한 새벽안개가 인상깊었고 설악산
백담사 계곡으로부터 소청봉에 이르는 곳의 여름경치는 가을단풍
깔린 수려함과는 또 다른 강렬한 이미지를 느끼게 해 주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