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의 항구도시 요코하마에서 비교적 한적한 동네인
가미카와구스가다-.

양지바른 언덕에 4층 건물의 "유료노인홈 가루데아노 이에"라는 간판이
멀리서도 보인다.

1층 출입구는 호텔 룸카드처럼 입주카드를 검색기에 넣어야 문이 열린다.

직원들은 비밀번호를 눌러야 들어갈 수 있다.

입구 곳곳에 방문자 확인용 모니터도 설치돼 있다.

2중 3중의 입주자 신변보호 장치가 돼있는 것이다.

막 시내쇼핑을 다녀온 고가와 미즈꼬씨(여.82)를 따라 307호에 들어가봤다.

문턱이 없는 문을 열자 현관에는 적외선감지기에 달려있어 초인종이
울린다.

노인냄새를 제거하는 공기청정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상쾌한 느낌이 든다.

거실겸 침실을 지나 베란다로 나가니 바로 옆방의 베란다와 복도처럼
연결돼 있다.

심심하면 언제든지 쇠막대기 문을 열고 옆 입주자와 만나 햇볕을 쬐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된 것.

"입주노인들의 고독감을 줄이기 위해 건물을 위에서 보면 가운데가 뚫린
삼각형으로 설계해 건물내에 최대한 채광이 되도록 했습니다"

현직 목사인 다까이 기오시원장의 말이다.

또 4층 휴게실은 유리 천장에 햇빛을 조절할 수 있는 블라인드가 쳐져
있다.

이 시설은 4년전 한 기독교 신도가 2천여평의 부지를 기증하고 일본
기독계 재단이 33억엔의 건축비를 은행에서 30년 분할상환의 장기저리로
융자받아 주식회사 형태로 세워졌다.

직원들은 전원 독실한 기독계 신자인데다 다른 유료양노원과는 달리 특이
하게 기도실과 예배당이 있어 입주자들 대부분이 기도교 신자들이다.

1층 예배당 입구에는 이구치 모노코여사(85)가 휠체어를 타고 손자결혼식에
참석했던 기념사진이 자랑스럽게 걸려있다.

방등 입주자 전용면적과 식당 의료실 휴게실 특별욕실 도서실등 공용면적
의 비율은 5대5.

적적한 입주자끼리 만나서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배려했다.

부부중 1인이 60세이상으로 중병이 들지 않은 건강한 노인이면 입주할 수
있는 이 시설에서는 입주자들의 건강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

1년에 두 번 건강진단은 물론 간호사가 항시 대기하고 있다.

촉탁의사도 수시로 들른다.

인근 이가사종합병원등과 제휴관계도 맺고 있다.

간호사인 다카이 후미에 개호인장은 "노인들은 누구나 잡고 말을 하고
싶어 아픈게 없어도 의료실을 자주 찾아온다"고 말했다.

갑자기 몸이 불편한 입주자들이 입실해 의료보호를 받다가 회복하면
자기 방으로 갈 수 있는 1층 정양실.

간호사가 대기중인 옆방 의료실과 투명유리로 칸막이가 돼있다.

입주금은 약간 비싼 편이다.

전용면적 8.2평인 B형 1실에 1인당 5천5백만엔이며 부부이면 2천1백만엔이
추가된다.

5천5백만엔에서 1천만엔은 건강악화시 간병치료비를 미리 받아두고 나머지
4천5백만엔을 10년간 감가상각해 중간퇴소시 잔금을 돌려주는 종신이용권형
이다.

또 입주금 말고도 한달 관리비가 1인 10만엔, 2인 16만엔이고 식사를 제공
받을 경우 월 1인당 4만8천엔을 내야 한다.

도시근교형 유료양노원은 도시 형과 비교해 거리는 멀지만 약간 싼 값에
출근과 가족방문의 용이성 때문에 도시생활에 익숙한 노인들에게 인기다.

그러나 87실 1백명이 정원인 이 시설의 입주율은 40%.

"최근 2,3년간 일본의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여서 입주신청을 해놓고도
집이 안팔려 입주를 못하고 있는 노인들이 꽤 많다"는게 다카이 기오시
원장의 설명이다.

<정구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9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