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마침내 선불카드시대가 열렸다.

18개은행과 6개 신용카드회사가 어제부터 일제히 발매를 시작했고 전산망
접속작업을 미처 끝내지 못한 13개 비씨카드회원은행들도 내달 17일부터는
발매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선불카드 발행 이용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전화카드를 비롯해서 일부 백화점과 주유소 등에서 이미 도입한지 몇년
됐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특수용도에 제한적으로 사용돼온데 반해 이제는 범용적
인 선불카드의 등장으로 그 이용이 보편화될 계기를 맞은 것이다.

한편 내년 한해 발매액을 1,000억원정도로 잡고 있다니까 아직은 별로
대단한 규모는 아니다.

올상반기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무려 18조5,228억원이나 되었다는 당국의
집계결과와 견주면 극히 영세한 규모이다.

그러나 지금은 단지 시작일뿐이며 세월이 가면서 계속 확대될 것이다.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고 또 보기에 따라서는 사소한 일같지만 선불카드
보급확산이 갖는 의미는 결코 가볍거나 과소평가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유통산업과 상거래질서 일반국민의 생활관습과 심지어는
세정에 이르기까지 깊은 관계가 있다.

그점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우선 우리사회도 이제 앨빈 토플러가
말하는 제3물결시대로 급속하게 진입하고 있음을 대변한다.

토플러는 제1물결통화는 금속 혹은 특정상품, 제2물결통화는 인쇄된 종이,
제3물결통화 곧 21세기통화는 전자펄스(electronic pulse)가 될것이라면서
플라스틱으로 된 신용카드와 선불카드, 그리고 직불카드등을 일상적으로
쓰일 대표적 전자화폐로 꼽은바 있다.

외국에서 흔히 스마트카드로 불리는 직불카드는 사용과 동시에 사용자의
은행계좌에서 대금이 결제되는 카드로서 그것도 빠르면 오는 11월중 등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둘째는 유통근대화 유통선진화를 촉진할 것이다.

카드사용은 어디까지나 가맹점을 대상으로 하며 따라서 백화점 체인점
기타 대형상점등 현대적 유통시설의 확산을 가져올 것이다.

또 현금보유관행을 차츰 감소시킬 것이다.

셋째는 세금과 관련된 내용으로서 우리는 선불카드보급확대가 근거세제확립
에 기여할수 있는 점을 특히 평가하고 싶다.

우리사회에서는 영수증을 주고 받지 않는 관행, 상인들의 무자료거래에
의한 탈세와 탈루가 시급히 시정돼야할 암적 현실이 되어 있다.

금융실명제 정착과 세제개혁의 최대과제도 그와 같은 현실을 바로 잡는데
있다.

선불카드나 직불카드가 전부를 해결해 주지는 못하겠지만 일조를 할것은
분명하다.

요는 일반국민이나 상점과 상인들이 얼마만큼 많이 이용하느냐가 관건인데
필요하다면 유인책을 강구해 볼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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