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술이란 국어대사전을 보면 "외국과 교제 또는 교섭하는 수단, 즉
외교수단"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자기나라의 국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상대국과 흥정하는
것이다.

그 결과는 흑.백으로 나타나기 보다는 회색이 되는 경우가 많이 있게 된다.

이때 성패를 가름하는 것은 어느정도로 짙은 회색이 되었느냐는데서 찾게
된다.

되교란 현실정치라는 말이 된다.

따라서 외교를 다루기에 적합치 않은 사람은 밥조인 출신이거나 목사등
성직자출신등이라고 지적하는 학자가 있다.

체질적으로 법조인 출신은 우선 "합법"여부를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성직자
출신은 "선악"여부를 먼저 고려하게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외교적 흥정
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이론이다.

가령 미국의 클린턴행정부는 법조인 출신들이 외교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외교술에 미숙한 측면이 있고 카터 전미국대통령은 독실한
크리스천이므로 외교적인 흥정에는 약하다는 비판등이다.

그뿐 아니라 시각을 동양과 서양으로 넓혀보면 구미식의 외교술이 요즘
아시아에서는 잘 수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미국소년에 대한 태형에 미국이 외교루트를 통해 항의
했으나 형은 집행되었고 말레이시아에서는 마하티르총리를 비판한 영국
특파원이 추방되고 말았으며 중국 천안문사건에 대한 미국의 대응도 결국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제2차세계대전의 경험을 살려 교섭술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한창이었다.

그 대표적인 성과의 하나로 존 노이만과 모르겐 슈테른의 "게임의 이론"을
들수 있다.

"게임의 이론"이라는 것으로 교섭에 있어서 외길로만 나가면 상대방이
이쪽의 의도를 알아 차리게되므로 상대방이 혼란을 이르키게 목적과 전혀
다른 수법을 가끔 사용하라는 것이다.

미소간의 긴장이 고조되었던 냉전시절, 미국이 가장 곤혹스러웠던 것은
소련이 핵탄두가 없는 미사일과 있는 미사일을 섞어서 공격할 경우의
대응책이었다 한다.

"랜덤전략"이란 대단한 이론같지만 사실은 동양에서 고래로 말하여 온
"허허실실"의 전략과 그다지 다를 것이 없지않나 싶다.

지금 우리국민의 관힘은 제네바의 북.미3단계고위급회담에 쏠려 있다.

우리국민으로서는 이 회담의 결과에 중대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국민으로서는 북한의 한미이간이나 국론분열책등에 넘어가지
않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또 정부로서는 한미간의 긴밀한 협조아래 북한의 기도를 무산시킬 지혜가
요구되는 때라고 생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