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획원이 내놓은 "최근의 소비동향"이라는 자료는 지난 상반기
소비의 실태와 이에 대해 정책당국이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나타내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에 의하면 상반기의 소비증가율이 과소비경향이 있지 않느냐는 일반의
감각과는 달리 전체적 소비증가율이 거시지표상 8.5%의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7.2%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탄성치가 1.0에도 미달된다는 점에서 소비동향의 건전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문제는 기획원에서도 지적한대로 전반적인 소비동향의 안정세와는
달리 일부 고가사치.고급 수입품부문(자동차 냉장고 에어컨등 내구소비재와
고급의류 가구등)에서 폭발적인 소비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저급품 이외의 이러한 고급품 소비격증은 고급품을 판매하는 백화점의
1~7월중 매출증가율이 재래시장의 3.9%의 6배인 23.9%나 된다는
사실과 맥을 같이 하는 소비구조의 양극화현상이다.

그밖의 두드러진 소비구조변화로는 골프장 마권 복권및 해외여행등 오락
여가 서비스지출의 격증과 신용카드에 의한 소비격증을 빼놓을수 없다.

특히 올상반기중 실적이 전년대비 78.2%나 증가한 신용카드사용액은
전체 최종소비지출의 20.3%에 달하는18조5,238억원을 기록했는데 최종
소비액에서 차지하는 신용카드사용 지출이 해마다 증가(92년10.2% 93년
15.6%)하는 이같은 경향은 우리나라도 산업사회 진전에 따른 소비생활
변화패턴을 따라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소비동향에서 우리가 다시 인식해야할 것은 무조건 소비를 나쁘다
고만 보아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소비가 생산부문에의 자원배분을 잠식하고
안정기조를 해칠 정도로 비대해져도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되자면 소비가 어느정도 활발해야
한다.

그리고 소득과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라 소비가 고급화되고 소비비율이
증가되는 것도 피할수 없는 일이다.

경제이론상 국민경제는 생산된 재화와 동액의 소득이 분배되고 가계가
소비재에 지출(소비)하고 남은 소득잔여분이 저축되면 기업은 그 저축을
차입해서 투자재에 지출(투자)하는 구조로 움직인다.

그런데 소비지출만 늘 경우 생산적인 투자에 돌려질 저축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우리경제의 국제경쟁력강화를 위한 기술개발 기계설비의 혁신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재원을 외자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에서 마련하는
길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인 저축-국내자본축적 밖에는 없다.

무궤도적인 소비증가는 마이너스인 이상 소비를 저축으로 유도하는
시책과 물가의 안정을 다져주는 시책이 강화돼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3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