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업체들이 설계 시공 감리 등을 함께 수행하는 종합건설업체
(Gene-Con)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다뤄질 건축사법개정을 놓고 건설업체와 건축사
사무소간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체들이 현행법과는 별도로
설계분야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중심으로 오는 96년 국내건설시장의
본격적인 개방에 대비, 설계및 기술연구기능을 강화하는 등 기획 설계 시공
감리 등을 일괄 담당할수 있는 제네콘화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현행 건축사법에는 건설업체들이 수주한 공사에 대한 자체설계를 할수
없도록 돼있으나 건설시장개방과 함께 시작될 외국건설사들과의 경쟁에서
시공기술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판단, 설계 감리 등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파이오니어-21"이라는 장기경영전략을 수립, 설계및
엔지니어링 연구기술 감리기능 등을 확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회사는 장기경영전략에 따라 앞으로 연구인력을 현재의 3배로 증원하고
경기도 용인 3천평의 대지에 3백9억원을 들여 건설기술연구소를 내년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또 기획 정보수집단계에서부터 견적 설계및 시공 사후관리까지
건설 전분야를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일괄처리할수 있는 시스템을 오는
97년까지 완성한다는 목표를 지난 91부터 추진중이다.

대우는 "선진형 제네콘구축"이라는 장기전략의 일환으로 건설업의 소프트
(Soft)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우는 이같은 전략아래 기술연구및 설계기능을 강화, 최근 엔지니어링본부
를 설치하는 한편 수원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또 건설업의 정보화시대에 대비, 14만건의 각종 정보를 보유한
건설기술정보센터를 최근 만들어 운영중이며 올상반기부터 감리업에도
진출, 인천지하철공사등 3건의 감리용역을 수주했다.

동아건설은 최근 3년간 각분야의 전문기술사및 건축사양성 계획에 따라
전문인력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회사는 또 기획 타당성조사 설계 시공 관리 등 전부문에 걸친 건설
서비스 제공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엔지니어링본부를 최근 신설했으며
기술연구소를 확대개편, 협력업체와의 공동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함께 리비아대수로 설계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영국 런던엔지니어링센터
내에 별도의 기술연구소를 설치, 유럽 선진건설회사와의 기술교류를 추진
하고 있다.

삼성건설은 올초 건설기술자료 축적을 위한 기술정보팀을 신설한데 이어
각 사업본부에 분산돼 있는 설계및 엔지니어링팀을 통합할 계획이다.

이회사는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일본 대형건설사에 종사하던
일본전문인력을 기술고문으로 영입할 예정이며 경기도 용인 3천평의 대지에
현재 건설중인 기술연구소를 내년 하반기에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또 단순시공에서 벗어나 종합건설업을 수행키위해 올초 엔지니어링면허를,
지난6월에는 감리업면허를 각각 획득했다.

대림산업은 장기경영전략인 "대림21"에 따라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림기술발전전략을 지난해말 수립하고 최근 기술전담조직인 기술연구본부를
구성했다.

대림산업은 또 경기도 용인에 있는 기술연구소를 올말까지 증축할 계획이며
연구개발비를 매년 10%씩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럭키개발 쌍용건설등 그룹계열건설업체들도 제네콘작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외국 대형건설사들과 경쟁키 위해서는 종합건설업체
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며 "이같은 양상은 개방의 시기가 다가올수록 가속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 김철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