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롯데그룹회장은 홀수달에 한국에서 머무르면서 롯데쇼핑임원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다.

신회장이 보고를 받는 방은 비교적 더운편이다.

롯데쇼핑임원들은 업무보고때 진땀을 흘린다.

방이 덥기도 하지만 신회장이 워낙 업무를 자세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회장에 대한 롯데쇼핑의 업무보고는 보통 홀수달의 17일에서 20일사이에
있다.

이날이 가까이 오면 롯데쇼핑임원들은 그야말로 바짝 긴장한다.

하루종일 업무보고가 이어진다.

신회장은 이자리에서 업무를 일일이 보고받고 직접 결정을 내릴 정도로
회사일을 많이 챙긴다.

매장증축과 신규부지매입문제까지도 신회장이 직접 결재한다.

신회장은 결재를 하지 않을 경우 해당임원을 질책하지 않는다.

그래서 롯데쇼핑임원들은 더욱 긴장한다.

롯데쇼핑이 롯데그룹의 주력기업인만큼 신회장의 애착은 남다르다.

신회장은 한국에 머물고 있는 동안 틈틈이 백화점매장을 들러 디스플레이
분위기 조명시설등이 잘못된 곳이 있으면 구체적인 개선사항을 곧바로
지시한다.

신회장은 철저하게 추진사항을 점검하는 스타일이다.

이같은 신회장의 경영스타일 영향으로 롯데쇼핑경영진은 빈틈없이 업무를
챙기고 관리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회장주도의 회사분위기에서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롯데쇼핑경영진은 업무처리가 철저한 인물들이 많다.

신회장은 일을 먼저 찾아서 자신의 결재를 받아 이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사람을 좋아한다.

실무능력을 중요시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강진우사장이 바로 이같은 스타일의 전문경영인이다.

지난해말 롯데햄 롯데우유사장에서 롯데쇼핑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강사장은
일이 취미라고 밝힐 정도로 추진력이 강한 실무형 경영인이다.

강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경영합리화조치를 단행해 조직의 군살을 뺐고 부산
대구 광주 인천등지에 백화점을 잇달아 새로 설치해 단시간에 전국다점포화
의 기틀을 마련했다.

세븐일레븐인수도 성사시켰다.

롯데쇼핑의 경영스타일이 강사장취임이후 공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때문이다.

입사이후 25년동안 롯데그룹에 몸을 담고 있는 정통 롯데맨인 강사장은
암기력이 뛰어나 세부적인 경영내용뿐만 아니라 지방도시의 인구와 상권등을
즉석에서 외울 정도이다.

강사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백화점 현장영업에서는 매출보다는 친절과
청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할 정도로 현장을 중시하고 있다.

신회장의 장녀인 신영자부사장은 상품매입을 총괄하는 상품본부장을 맡고
있다.

신부사장은 회장의 애정이 두터운 실세중의 실세이다.

그러나 신부사장은 자상하고 인정이 많은 성격이어서 부하직원의 뜻을
존중하면서 무리없이 업무를 처리해 나가고 있다.

패션에 전문가이상의 조예를 갖고 있다.

신부사장은 숙녀의류를 직접 입어보고 봉제상태를 점검한후 입점시킬
정도로 끝마무리에 철저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

롯데의 자체브랜드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판매본부장을 맡고 있는 백효용전무는 치밀하고도 과감한 추진력으로
판매력향상에 기여한 공신이다.

롯데칠성 영업담당상무출신으로 롯데의 영업기동력 강화를 위해 영입된
케이스.

김두봉전무는 롯데쇼핑의 자금을 좌지우지하는 경리통이다.

백전무와 마찬가지로 고대출신이다.

이인원상품담당상무는 호텔롯데출신으로 백화점간 상품차별화작업의 선봉에
서 있으며 박홍정상무는 강한 업무장악력으로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백화점의 특성상 업무가 각 점포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영업의 최전선에
있는 점장은 전함의 함장처럼 거의 전권을 행사하고 있어 상무들의 역할이
돋보인다.

유통업을 그룹의 주력업종으로 선정하는데 공헌한 영등포점장 이철우상무를
비롯 매장담당자들을 불러 영업을 직접 독려하는 본점장 양화윤상무, 업무를
조직적 체계적으로 추진해 이를 매출신장에 연결시키는 스타일의 잠실점장
윤태현상무가 바로 그들이다.

올해초 새로 문을 연 청량리점은 공채 1기인 박종규이사가 맡고 있다.

또 노병용이사는 1급참모로서 지방진출과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지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