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TV업계가 세계TV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세계화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생산은 물론이고
기획 디자인 부품조달등 모든 부분을 현지화하지 못하면 TV산업의 미래는
밝을 수 없습니다"

금성사 세계화팀 이시용과장은 국내에서 생산한 물건을 해외시장에 풀어
놓고 팔리기를 기다리던 시절은 지났다고 말했다.

전자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첨단기능을 갖춘 제품이 쏟아지면서 제품하나로
승부를 거는 시기는 끝났다는 지적이다.

각지역 소비자들의 정서에 맞는 디자인과 편리함및 다양한 기능을 갖춘
고화질의 제품을 개발, 소비자들을 찾아다녀야 하는 상황이 왔다고 이과장은
설명했다.

이같은 세계시장의 변화에 따라 국내업체는 세계화전략을 수립,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외에 생산기지를 설립하고 판매지사를 설치하는 한편 디자인센터를 통해
전략지역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제품 생산에 치중하고 있다.

중동 남미 아프리카 인도 중국등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시장에 대한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금성사는 해외진출을 과거 통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던 차원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세계화를 이룬다는 목표아래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회사는 해외생산기지의 질적 향상을 통해 기존시장을 확대하고 신규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키로 하는 세계화전략을 수립했다.

금성사는 현재 독일 멕시코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에 건설된 5개 TV해외
생산기지를 오는 2000년까지 16개로 늘릴 계획이다.

미주 구주 동남아 중국 CIS(독립국가연합)등 각지역에 철저하게 현지화된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이를 네트워크화해 세계시장점유율을 8%이상으로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회사는 이를위해 해외TV생산능력을 현재 연산 2백58만대에서 오는
2000년까지 연산 1천만대로 확대키로 했다.

해외생산비중은 현재 29%에서 75%로 높아진다.

금성사는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생산기지의 독자적 경영능력
배양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향후 1~2년안에 모든 생산기지의 상품기획및
엔지니어링등을 완전 현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통해 국내공장의존도를 없애고 독자수익기반을 구축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생산기지 운영을 위한 글로벌인재육성계획도 마련, 현지 우수인력채용
을 늘려 오는 2000년까지 해외공장 관리자의 70%선까지 현지인을 채용키로
했다.

법인장후보를 사전에 선발해 육성하고 지역전문가와 기능별전문가 파견을
확대키로 했다.

또 중국 베트남 남미 CIS를 전략진출지역으로 확정하고 앞으로 이들지역에
대한 현지투자를 강화키로 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아래 현재 DY
(편향코일) FBT(고압변성기)등 부품공장과 브라운관 생산공장을 건설중이며
앞으로 컬러TV조립공장을 설립, 생산의 완전현지화를 달성키로 했다.

마케팅측면에서는 25인치이상 대형수출을 현재 15%에서 오는 97년 35%,
2000년에 48%로 늘려 수출품을 고부가가치화해 경상이익률을 1%수준에서
2000년에 4~5%로 높인다는 전략이다.

자체브랜드수출비중은 현재 66%선에 머물고 있으나 오는 97년 84%, 2000년
에 92%로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낮은 브랜드이미지때문에 시장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판단, 브랜드이미지제고와 제품 고급화로 선진업체와 승부를 겨룬다는 전략
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다양한 모델의 제품을 공급하던 전략을 바꿔 품질을
고급화한 월드베스트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회사는 최근 삼성전관 삼성전기 삼성코닝 제일모직이 공동으로 개발한
"명품"TV를 앞으로 주력 수출상품으로 내세울 방침이다.

또 낮은 브랜드이미지를 제고시키고 저급상품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해외TV 잡지 신문등에 과감한 광고를 게재키로 하고 올해 해외광고비를
지난해보다 49.1% 늘어난 8백50억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파나마 뉴저지 독일등 지역별 거점기지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건설, 원가
부담을 낮추고 애프터서비스를 강화해 자가브랜드 판매비중을 오는 97년까지
80%선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수출품목도 25인치이상 대형기종 중심으로 전환, 현재 13%대의 25인치이상
제품 비중을 오는 97년까지 35%로 확대키로 했다.

상품기획단계에서부터 각지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기획하고
현지인력을 적극 활용해 판매 마케팅을 현지화하기로 했다.

또 유럽및 미국등 선진시장과 중남미 베트남 동구시장을 차별화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영업전략을 구사한다는 전략이다.

대우전자는 탱크주의에 입각한 기본기능이 충실한 TV를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간다는 전략아래 고선명도의 화질과 깨끗한 음질을 구현하는 고품질
제품을 개발해 수출주력상품으로 만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회사는 슈퍼플랫브라운관을 채용한 주사선수 1천50개의 "임팩트"TV를
수출주력기종으로 삼아 해외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지난 92년 이후 설립된 세계 16개지역의 판매법인을 적극 활용, 브랜드세일
을 확대하는 한편 상설전시장과 물류센터건립을 통한 세계직판체제도 구축
하고 있다.

또 해외연구소의 기능을 확대한다는 방침아래 프랑스TV연구소와 현지
공장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한편 앞으로 일본과 미국에 TV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지난 89년과 올해 각각 설립한 도쿄디자인센터와 프랑스디자인센터도 현지
디자인전문업체와 교류를 확대, 기능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남미등 주력시장에 현지디자인연구소를 설립, 디자인의
현지화를 달성할 방침이다.

업계가 이처럼 해외시장공략에 적극 나서는 것은 두가지 뜻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판매량을 늘려 이익을 높이자는 것이 물론 주된 이유이다.

그러나 지금 시장을 확대하지 못하면 앞으로 전개될 차세대TV시장에서도
밀릴수밖에 없다는 절박함도 그에 못지않은 해외시장공략 동기를 제공하고
있다.

HD(고화질)TV를 비롯한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를 이용한 벽걸이형
TV등이 차세대 TV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선명한 화면과 콤팩트형 디자인의 구현이 가능한 이제품들은 대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낮은 브랜드이미지로는 시장에 차세대TV를 공급한다
하더라도 국산제품이 일본제품과 같이 팔릴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솔직한
분석이다.

한국업체가 고급첨단제품을 완벽하게 만들었겠느냐는 소비자들의 의심이
생길 것이 뻔하다는 이야기다.

금성사 이과장은 우리나라제품이 기능이나 제품의 품질에 비해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나친 물량위주의 수출전략이 빚어낸 아이러니라는 뜻이다.

그는 "한국산제품이 이같은 푸대접을 계속 받지 않기 위해서는 과감한
제값받기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업계간의 과당 경쟁을 지양하고 미래시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기술과 품질로 선진업체와 당당히 겨루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입니다"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15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