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우회는 한달에 2번쯤 골프를 치는 모임으로 서너명이 시작해서
지금은 여덟명의 식구가 되었다.

처음에는 골프를 위한 모임으로 출범했지만 요즈음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자주 모이게 된다.

딸아이가 스케이트 시합에서 상을 탔다고해서 모이기도하고 누군가가
오랫동안 공들인 일을 성취했다고 해서 만나기도 한다.

어쨌든 만나서 함께 운동하고 운동을 하지 않을때는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눈다. 모일때마다 빠지지 않는 화제는 골프얘기. 골프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급변하기 마련이다.

상대의 실력에 대해 끝없이 험담히기도 하고 누가 싱글이라도 치면 비슷한
핸디들은 그게 배아파 몇 달이고 패만들어줄 염도 먹지 않는다.

(그래도 어김없이 해주지만) 그뿐만 아니라 비기너의 주체에 보기 풀레이
를 못 뛰어넘는다고 안달이다. 이러한 험담과 안달은 프로골퍼인 김형신
회원의 중재에 따라 결국에는 정담으로 이루어진다.

우리 모임에는 아직 산수(산수)가 없다. 산수없는 세상이 편안하다는건
우리 큰놈(고3년)수학 싫어하는것을 보면 잘 알수있다.

경상도말로 깨벗고 만날수 있는 모임. 그건 흔치않은 것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만나면 늘 편안하다. 어려울 때는 위안과 도움도 받는다. 그리고
또하나 우리가 만나는 이유는 만나지 않았을때의 허전함 때문이다.

사정 때문에 모임에 빠지게 되면 당연히 있어야할 것이 없는 허전함,
일상의 실종 같은게 느껴지는 것이다.

우리 모임의 장형이자,늦깎이로 100돌파가 당면과제인 김인길명진칼라
전무,그자신 싱글이면서도 안사람 핸디만 못해 얼굴 못들겠다고 엄살인
최영화남일광고 대표이사, 스포츠맨답지 않게 사려 깊고 바른 김형신
(KPGA이사).

"러브미탠더"가 그럿듯한 분위기 타는 남자 김경종디자인캠프 대표이사,
바른말 잘하고 충실해 율법사라 불리는 임병욱(주)타프 대표이사,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로맨티시스트인 조석규도서출판 해와달 대표이사,사업수완
좋고 매너 좋고 댄디한 막내동이 김효수(주)시드 대표이사등이 수우회의
회원들이다.

얼떨결에 도채회장을 맡은 우리 모임은 별다른 만남의 룰이 없다. 다만
이심전심으로 느끼는 불문율은 "자연스럽자"는 것, 그리고 "상식을
존중하자"는 것 정도이다.

모임에 대한 큰 바람이나 꿈도 없다. 그냥 지금처럼 지내는것,세상 일도
우리 모임 같았으면 하는게 고작이다.

우리 모임에 평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갈등도 있꼬 실망도 있다. 그러나
산수가 없고 대신 양보와 타결이 있으며 종국에는 편안함이 있는 모임.
그래서 우리는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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