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구 <대우경제연 소장>

일반적으로 실질이자율이 내려가거나, 토지보유관련세금 기타 부담이
줄어들거나,토지로부터의 수익이 늘어나거나,그 수익의 성장률이
높아지면 지가는 올라가게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상황은 어떤가.

첫째 토지로부터의 수익이 장래에 걸쳐 실제로 증대한다는 것은 경제
성장을 반영하는 것이므로 그것으로 인한 지가의 상승은 오히려 자원
배분측면이나 소득분배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이지 비난할 이유는
없겠다.

그러나 그동안 진행되던 각종의 개발사업공약과 관련한 기대등은 토지로
부터의 미래수익을 지나치게 부풀리고 있음에 눈을 돌려야 한다.

둘째 토지보유관련세금의 효과는 의외로 많은 학자들까지 과신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한 세금이 지가를 누르는 효과는 인상시 한번만 발생하고 그
효과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계속 인상시켜야 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사실상 보유관련세율을 계속 인하하고 있다. 즉
실제로 여러가지 원인으로 지가가 올라가는데도 불구하고 토지의 평가액이
인위적으로 억제되어 있어서 토지보유에 따른 실효세률은 저하되고 있다는
얘기다.

셋째 우리나라의 실질이자율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의 문제도 검토가
필요하다.

70년대이후 10%이상 되던 실질이자율이 근래에는 7%이내에 머물게
되었음에 유의해야 한다. 또 토지구입에 관련된 금융의 기회가 대폭
확대되고 심지어는 정책금리의 적용까지 받게 하였다.

거기다가 각종의 정책적 개발사업수행으로 대규모 토지수용등을 하는
과정에서 현금으로 풀린 자금이 다시 토지매입으로 돌려지는 회귀성을
감안할때 지가가 올라가지 않는게 이상할 것이다.

이상의 분석에서 알수 있듯이 과거 우리는 음성적으로 지가상승촉진정책
을 써오다가 토지공개념 입법당시 몇가지 개선조치를 취한 상태이지만
아직은 구조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과제가 우리에게 남는다.

첫째 지가안정을 위해서는 물가안정을 가시화해서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만드는게 기본이다.

둘째 토지보유관련세부담을 높이기 위해서는 명목적 세율을 올리기보다는
토지평가액을 매년 꾸준히 상승시켜야 한다.

지가가 급등한 지역일수록 토지보유관련세부담률이 낮아진다면 선도지역
에서 더욱 지가를 부추기는 제도가 될수밖에 없다. 또 상속.증여재산을
평가할때 부동산이 금융자산보다 유리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 된다.

따라서 토지보유관련세금을 올리는 대신 벌금적인 성격마저 띠는 수준의
토지양도소득세는 토지공급을 제한하여 토지가 부족한 나라에서 조세
전가를 쉽게 할수있게 만들므로 세율을 낮춰 나가야 한다.

동시에 취득세와 등록세도 낮추는게 옳다. 대신 종합토지세율을 누진세로
전환하거나 일정규모이상의 토지보유자에게는 중과세하는 방법으로 조정
하는게 옳다.

또 토지관련세금은 개발이익환원의 원칙에서 지방의 사회간접자본경비에
계속 사용된다면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토지평가를 싯가에 최대한 접근
시키는 노력을 할것이고 국세보다 지방세라야 조세저항이 적을 것이다.

셋째 "토지로부터의 수익상승률"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토지의 이용에
관한 수요를 분산시키고 토지의 이용에 관한 공급이나 유효이용을 촉진
시킨다면 토지를 갖고 있지 않는 사람에게는 더욱 많은 공간을 제공할수
있고 토지소유자에게는 그 토지의 가격에 해당하는 수익을 거둘수 있게
되므로 개혁을 받아들일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넷째 토지문제의 핵심은 지가를 무조건 낮추는데 있는게 아니다. 필요한
사람이"적정한 대가"를 주고 유용하게 쓸수있게 만드는데 있다.

무슨 생산요소든지 가격이 지나치게 낮으면 낭비가 있게 마련이고 그것은
경제발전을 해치게 된다.

그러므로 가격은 자유화하고 대신 가격에 맞는 생산성을 올릴수 있도록
토지이용에 관한 각종규제를 과감히 완화하여 토지신탁제도 도입이나
부동산증권화등을 통해 토지의 소유와 운영이 구분되는 제도마련이
오히려 필요한 시점이다.

아마도 아인슈타인수준의 지능을 가진 사람이라도 우리나라의 복잡한
토지관련제도를 이해하고 법규를 제대로 지키면서 살아가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예를들어 뚜렷한 판단기준없이 절차만 복잡하게 만들어서 토지유통을
제한하는 매매허가제는 행정적 부패만 초래하고 단기적으로는 허가대상
외의 토지에 대한 수요집중을,장기적으로는 상대가격의 조정을 통해
모든 토지의 가격상승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또 관련자들의 임의적 판단에 따라 운영되고 정치적 고려에 의해 시행
되고 있는 비업무용부동산(?)매각촉진정책도 경제상황변화나 다른 정책
목표와 배치되는 경우까지 생기게 만들면서 토지소유자들이 서둘러 비싼
땅에 걸맞지 않는 건물을 짓거나,위장된 용도로 사용하게 만들고,임대료를
올리며 미래에 생산적으로 사용하고,사회적으로 관리가 쉬운 법인의
소유를 일확천금을 꿈꾸기 쉽게 개인소유로 전환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모두 단기적으로는 지가를 내리는 압력을 가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토지의 유효이용(즉 토지이용의 공급)을 억제해서 토지이용
코스트를 올리고 지가와 토지로부터의 수익을 괴리시키는 역할만 하고있다.

다섯째 토지관련법규끼리의 상호모순된 규정을 과감하게 정비하는게
시급하고 토지종합전산망의 구축도 좋지만 그곳에 들어가는 기초자료가
얼마나 정확하고 신속하게 투입되는지,토지평가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전문성이 얼마나 확보되는지,평가되는 토지(즉 표준지)의 대표성은 어떻게
담보하는지등에 따라 세금고지서가 전기줄에 붙을수도 있고 토지투기꾼을
꼼짝 못하게 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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