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승용차는 일상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승용차 보유대수가 500만대를 넘어섰으니 머지않아 한 집건너 한 대꼴로
승용차를 갖게 되는 날이 올 것 같다.

어느 나라에서든지 경제가 발전하여 소득이 향상되면 자동차의 보급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차를 갖고 싶은 사람의 욕망을 그 무엇도 억누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마도 차가 있느냐라고 묻는 말이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날이 올 때까지
승용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승용차의 보급이 이처럼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일은
승용차가 너무 많이 달린다는 사실이다.

서울에 있는 승용차는 1년동안 평균 2만3,000km를 달린다고 한다.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 연평균 주행거리가 1만~1만5,000km라는 점을
생각할때 우리나라 승용차가 얼마나 많이 달리고 있는지 짐작이 간다.

일전에 강원도의 호젓한 산골마을을 승용차의 뒷자리 하나를 얻어 다녀온
적이 있다.

초행이라 주변 풍경은 신선한 인상을 주었지만 포장길, 비포장길 뿐만
아니라 경사진 산비탈길까지도 마구 달리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산길을 오르던 승용차의 성능에도 놀랐지만 승용차를 그렇게 혹사하듯
쓸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났다.

걸어갈 수 있는 산길마저도 승용차에 의존하다 보니 주행거리가 늘어나지
않을수 없는 까닭을 그때 실감할수 있었다.

이렇게 많이 달리다보니 자연히 교통혼잡을 비롯한 매연, 소음, 도로손상등
여러가지 문제가 일어나고 그로 인한 비용손실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서울에서 교통혼잡으로 길에 버려지는 돈이 하루에 수십억에 이르고
아황산가스 일산화탄소등 대기오염물질 가운데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오염
물질의 양이 50%를 너믄다고 하니 이만저만한 비용이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소위 외부적 비용에 대하여 승용차 이용자는 직접적인
비용부담을 느끼지 못한다.

다만 유류비나 차량손상비와 같은 개인적 비용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할
뿐이다.

그리고 승용차 이용으로 부터 얻는 자기의 편익은 다른 사람의 승용차
이용편익보다 항상 높은 것이라고 믿는 습성도 승용차이용자는 가지고 있다.

이런 생각이나 습성은 결국 승용차의 과다이용을 부추기게 될 것이다.

그러나 승용차이용이 가져다 주는 편익의 크기는 경우마다 다르다.

쇼핑을 갈 때와 병원을 갈때를 배교해 보아도 왜 그런지 쉽게 알 수 있다.

때문에 승용차의 이용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익은 억제하고 높은 편익은
허용함으로써 사회전체적인 이용편익이 향상되도록 유도되어 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할려면 무엇보다도 불필요하거나 비경제적인 운행을 스스로 억제
하겠다는 개개이용자의 의식이 필요하다.

몇사람에게 불필요하거나 긴요하지 않은 편익까지 마음껏 누리도록 하는
것보다 많은 이용자에게 긴요한 편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적 비용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승용차 이용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눈앞에 다가온 자동차 1,000만대 시대를
위해 다같이 만들어 가야할 자동차문화의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