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에서 생선을 가득 실은 타이탄트럭 한대가 숨가쁘게 대관령고개를
넘고 있다.

그 오르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트럭엔진에서 나오는 것일까.

아닐 것이다.

그것은 시장에서 형성되는 보이지 않는 손, 다시말해 가격에서 나오는
힘일 것이다.

서울에서 샐러리맨들이 지불하는 비싼 생선회 값의 힘이 트럭엔진의
힘보다도 강한 것이다.

이처럼 가격은 수요와 공급간의 유통질서를 잡아주는 축이요, 서로가
누군지도 모르는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시켜주는 탯줄이다.

때문에 가격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서는 시장경제는 불안해지고
낭비를 피하기 어렵게 된다.

현대경제학의 가격이론은 가격이 자유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크기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생선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그가격이 오르고 그반대의 경우에는
가격이 내린다는 이론은 교과서에 나오는 정설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시장가격변동을 단지 현재의 수요와 공급만으로는 설명
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고도정보화사회에서 각종 산업정보를 경시하고는 가격변동을
명쾌하게 설명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제강업체들이 전기로 설비확장공사에 여념이 없을때 일본
고철업자들은 소리없이 선물시장에서 고철을 매점해 버렸다.

공장완공후 뒤늦게 우리 제강업자들이 고철조달에 나섰을때는 이미
일본업자들의 가격조작으로 고철가격은 두배가까이 오르고난 뒤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미곡상들은 인공위성을 띄워놓고 전세계 기상변화와
미작상황을 손금들여다 보듯 파악하고 있다.

국제쌀값이 그들의 손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처럼 현대 정보화사회에서는 산업정보를 보다 빠르고 많이, 그리고 정확
하게 손에 넣는자가 시장지배력을 갖는 것이다.

정보투자에 인색해서는 모두 경쟁에서 질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