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직원들이 모인 주식회사 좋은사람들과 30대의 주병진사장.

한때 개그맨 토크쇼진행자로 이름을 날린 주병진씨(36)가 20대의 젊은이
10여명을 모아 창업한지 5년째. 이제 그는 의류업계의 "무서운 아이"로
떠오르고 있다. 주력 내의상표 제임스딘의 성장을 두고 일부에선 기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주사장이 17년간 해오던 방송일을 중도포기하고 사업에 뛰어든 것은
방송일이 싫어서가 아니었다. 토크쇼등 몇개 프로그램만 맡아도 별 위험
부담 없이 큰 소득을 올릴수 있는 방송업무를 뒷전으로 밀친 것은 보다
원초적인 이유때문이다.

그이유는 "어렸을때 겪은 가난의 한을 풀기 위해서"였다. 가난때문에
유년기부터 강렬하게 소망해온 사업가의 꿈 때문이었다. 주사장은 지금
그꿈을 달성하는 과정에 있다. 손쉬운 서비스업이 아니라 제조업을 택한
것은 끈끈한 삶의 질과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서였다.

"전주팔복동공장과 서울서교동본사의 직원 1백70명, 매출 2백30억원,
전문매장 70개" 좋은사람들의 올해예상 성적표다. 매년 1백%이상의
가파른 성장을 거듭,백양등 빅3가 장악하고 있는 내의시장를 뿌리째
뒤흔들어 놓고있다.

자체조사결과 기업성장 신화로 일컬어지는 이랜드의 초기 신장속도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주사장은 말한다.

그가 밝히는 성장의 비결은 간단하다. 젊은 직원들의 야망과 패기다.
"참신하고 통통튀는 아이디어가 보수적인 내의시장에 쏙쏙 먹혀든다"는
설명이다. 틈새가 없는 중저가대를 피해 비어있던 고가치을 공략했던
것도 주효했다.

실제로 제임스딘 내의는 눈에 띈다. 화려한 색상 다양한 스타일의 팬티,
"NO"로 찍혀있으나 야광에선 "YES"로 비쳐 속마음을 밝혀내는 야광팬티등
익살스런 제품도 많다.

기네스북을 겨냥한 세계최대의 "보디가드"팬티, 억대의 세계최고가
"제임스딘프레지던트"팬티도 올가을 홍보전시용으로 선보인다. 전문
디자이너를 다수 두고 있지만 종종 주사장 자신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작품제작을 총지휘한다.

이같이 성장일로에 있으나 고민은 있다. 바로 고속성장이다. 직원들의
마인드가 성장에 걸맞게 성숙되지 못하고 자칫 자만에 빠지지는 않을까
주사장은 우려하고 있다. 이때문에 그는 풍전등화의 위기감을 줄곧
느끼고 있고 이를 오직 기적이 아닌 노력으로 해소하려 하고있다.

따라서 주사장은 기업체질과 사업형태를 크게 바꿀 작정이다. 잘나가는
지금이 일보후퇴해 재정비해야 할 시점인 것으로 인식한 때문이다.

좋은사람들은 95년을 기점으로 재탄생한다. 토털패션화와 사업다각화에
나선다. 직원들의 반대를 뿌리치고 모브랜드인 제임스딘을 내리고 고가
서브브랜드 제임스딘프레지던트를 주력 토털상표로 키운다.
제임스딘프레지던트는 내의와 함께 내년하반기께부터 진으로 선보인다.

주사장은 노하우를 갖고있는 쇼비즈니스 등 연예매니지먼트사업에도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쯤 별도회사를 차려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영상 연예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무조건 외형만 키우는 것이 주병진사장의 꿈은 아니다. 내실있는 건전기업
으로 육성, 수년내 국내최상의 근무조건을 실현해 직원들이 성취감속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길 더욱 원하고 있다. 소유보다는 성취를 미덕으로 삼는
신세대사장의 모습이다.

<문병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