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은 학창생활의 꽃이다.

검은 교복에 각진 교모를 쓰고 다녔어도 마음만은 청운의 꿈에 불타올랐던
시절이다.

모교였던 부산상고는 그 뿌리가 구한말 개화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
있는 학교였다.

많은 사회 저명인사도 배출됐다.

그러기에 나는 지금도 모교를 생각하면 가슴이 뿌듯해진다.

백양회는 바로 이 부산상고 동문들의 모임이다.

교정을 둘러싸고 있는 백양나무가 상징이 되어 지어진 이름이다.

필자가 속한 백양 43회는 면면히 이어지는 백양회의 한 지류이다.

백양 43회는 6.25전쟁 직후 입학해 주산, 부기, 상업경제등 실학을 바탕
으로 상인의 자질을 연마했고 축구 야구 태권도등 운동도 열심이었다.

우리 백양 43회는 지금도 주기적으로 모여 등산이나 골프모임을 갖고 젊은
날의 호연지기를 되새긴다.

우리들의 모임은 거의 대부분 식사와 간단한 술자리로 연결된다.

대화의 주제는 학창생활에서 시작, 정치 경제등으로 이어진다.

술자리가 무를익을 쯤 우리 모임은 정치 이슈로 얘기 꽃을 피운다.

정계 얘기를 이끌어 가는 회원은 이기택 민주당대표와 신상우 국회정보위
위원장, 그리고 필자이다.

서로 다른당 소속인 이대표와 신위원장이 각기 다른 입장을 주장할 때면
회원들은 재미있다는듯 각별한 관심을 갖는다.

논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면 필자가 끼어들어 열기를 식히기도 한다.

정치 얘기가 소강상태를 보이면 이때를 놓칠세라 업계에 종사하는 회원들이
대화를 경제이슈로 몰고간다.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는게 대화의 촛점이다.

회원 상당수가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DHL의 배광우사장, 박상춘 에덴녹화산업사장, 강위현 삼환기계사장, 박금주
대룡목재사장, 문철전 삼소양행사장, 김사동 회산기업사장, 유재호 삼완
상사사장, 김옥배 상진금속사장, 이근우 동원상운사장, 강석명 태광산업
부사장등이 그들이다.

우리들 대화에 약방의 감초격으로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회원들이 있다.

이들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회원들을 뒷바라지해 주는 사람들이다.

이병우 변호사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회원들의 법률 자문을 해주고 있다.

최연종 한국은행 조사담당이사, 김방지 공인회계사등도 각자의 영역에서
중소기업을 하는 회원들에게 음양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백양회는 이렇듯 회원에게 에너지를 제공해 주고 있다.

필자나 이기택대표나 중소기업 육성책을 남달리 강조하는 이유도 신상우
위원장이 부산지역 발전을 위한 의욕적인 정책을 제기하는 것도 이러한
백양회 정신의 소산이다.

특히 필자가 국회에 들어와 중견 전문기업 육성을 주장하는 것도 백양회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백양 43회 모임은 지난40여년간 한결같이 상인 정신으로 살아온 장인클럽
이자, 홍안의 소년시절에 만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변함 없는 우정을 다져준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