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동남아지역의 새로운 용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 2월초 미국의19년에 걸친 금수조치해제로 도약의 틀을 갖춘 베트남
이 동남아국가연합(ASEAN)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등 무한성장을 향한
날갯짓에 힘을 더하고 있다.

월 30달러선의 값싼 노동력, 풍부한 천연자원,인구 7천만의 거대시장을
뒷배경으로 "마지막 투자요충"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은 86년 6차당대회에서 도이모이(쇄신)라는 개혁노선을 채택,경제
재건을 도모해왔다. 사기업인정, 국영기업에 대한 자율경영권보장,외국인
투자유치등을 골자로 사회주의체제에 시장경제요소를 접목시키기 시작했다.

도이모이정책은 89년부터 성과를 드러냈다.

매년 3백~5백%에 달했던 초인플레가 35~70%로 잡히면서 수출을 비롯한
경제성장에 탄력성을 부여했다. 특히 농업부문에서는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1백42만t의 쌀을 수출하는등 세계 3위의 쌀수출국에 올랐다.

현재 5억달러규모의 경공업수출중 34%를 기여하고 있는 중소 사기업들도
기반을 잡기 시작했다.

소련및 동구권붕괴로 인한 이들 국가와의 무역축소및 원조중단으로 주춤
했던 베트남경제는 92년에 들어서면서부터 비약적인 성장세를 지속했다.

91년까지 5~6%수준에 머물렀던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92년 8.3%에
달했으며 지난해에는 7.5%를 기록,고도성장국면에 접어들었다.

공업생산은 92년 15%,93년 11.5%로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1인당 GDP는
91년 2백8달러에서 92년 2백14달러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2백20달러로
불었다. 매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던 인플레도 92년 17.5%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5.2%로 또다시 낮아졌다.

최저임금을 월 50달러선에서 30달러선으로 낮추고 외국인에 대한 소득세를
과감히 인하하는 등의 92년초 투자촉진조치로 인해 외국인투자규모도
급속히 증가했다.

92년 외국인투자실적은 19억3천8백만달러(1백92건)로 전년대비 50.5%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7억7천7백만달러의 외국인투자를 유치, 43.3%
늘어나는등 폭발적인 신장세를 거듭했다.

교역량 증가추세도 뒤지지 않았다. 92년 수출액은 24억8천만달러로
전년비 18.7%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30억6천만달러로 23.4%의 빠른
신장세를 보였다. 무역수지 적자폭은 90년 3억5천만달러에서 91년
2억5천만달러로 줄었고 93년에는 3천만달러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빠른 경제성장세에 의한 폭발적인 수입증가로 2억7천만달러로
적자폭이 다소 커졌다. 수출증가세는 올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분기중 수출은 6억6천8백만달러를 기록, 18.1%증가했다. 농산물수출이
줄어든 것과는 달리 섬유및 의류부문이 43.3% 늘어나는등 공산품수출이
활기를 띠었다.

올들어 지난 1월 베트남공산당전국회의에서의 도이모이정책 가속화결정은
특히 2월 미 클린턴행정부의 금수조치해제결정과 맞물려 외국인투자열기를
더욱 촉진시켰다.

미국을 중심으로한 식품 자동차 항공 전자제품회사들이 몰려들었다. 미국
기업들은 금수조치해제후 3개월간 2천만달러를 투자해 베트남의 4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대표사무소개설도 올 상반기중 1백건을 넘었다. 미 경쟁력위원회는
금수조치해제이후 5~10년간 전력 항공기 의료기 정보기술 건설장비부문
등에서 1천2백억달러이상의 사업기회를 활용할수 있게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는등 관심을 보였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경단련이 경공업식품분야를 중심으로 베트남과의
합작회사설립을 결정하는 등 이제까지와는 다른 자세로 베트남시장을
두드리고있다. 노무라증권그룹은 하이퐁부근에 52만여평 규모의 대단위
공단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지난 1.4분기 외국인투자신청액수는 10억달러로
지난한해 전체 외국인투자신청액의 36%에 달했다. 투자선도 21개국가에
달했다.

베트남은 ASEAN 정회원국가입으로 외국인투자가 더욱 활성화, 올 한해
4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SEAN의 대베트남투자총액은 지난해말 현재 12억달러규모로 91년말현재
까지의 1억7천9백만달러에 비해 7배 가까이 증가하는등 급증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올해 물가를 10%이내로 억제하고 8%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중공업부문에 대한 투자와 자동차 전자산업등 수입대체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도로 철도 항만 전력등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에도
주력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6천여개에 달하는 국영기업은 앞으로 5년에 걸쳐 5백개로 줄이며
이중 2백여업체는 올해안에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는 10여개 대기업그룹
계열회사로 만든다는 국영기업개편 복안도 갖고 있다.

또 2000년까지 고도성장세를 유지,수출을 5배이상 늘리고 산업생산을
2배로 확대하며 1인당국민소득수준을 4백20달러선으로 현재보다 2배가량
끌어올릴 계획이다.

베트남경제는 그러나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기간도로및 철도망이 구축돼있지 않아 겪고 있는 물류난은 쉽사리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도로포장률은 10%정도에 불과하며 그나마 물동량이
많아지면서 파손된 곳이 많다. 항만시설은 아시아지역국가중 가장 낙후돼
있다.

외국인투자자보호를 위한 법적보호책도 미흡하다. 단순노동인구는 풍부
하지만 전문기술및 경영인력이 태부족이다.

금융시스템도 아직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 결제용 돈을 트럭으로 실어
나르는 경우도 있다. 60%의 금융거래가 은행을 통하지않고 이루어지고
있다.

이밖에 경제개혁을 진두지휘하고있는 보 반 키에트총리에 대한 적대세력
들도 만만치 않아 경제개혁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
되고 있다.

<김재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