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청색 책가방 검정색교복 빳빳이 풀먹인 교복칼라.그리고 그 칼라 귀퉁이
에 황금빛으로 빛나던 "고"자 마크.고자마크가 무척이나 근엄하게 느껴졌던
그시절이 우리들의 만남이 시작되던 때다.

우리들은 서울 성동구 왕십리 무학산기슭에 자리잡은 성동고등학교 14회
출신들. 모임의 이름은 성칠회다.

능평주유소 천장열대표 동광자동차공업사 이덕용대표일신석재 김경환본부장
대목가구 김원일대표 삼진토털패션 김제식전무 신일산업박문학상무
동양과학사 이종학대표 한국보이스카우트지원재단 김낙헌과장 MBC코미디언
배일집 대우자동차전농영업소 조정휘소장 그리고 현영시스템즈이사로 있는
필자등이 성칠회의 멤버들이다.

우리들의 만남은 28년째 이어지고있다. 빛바랜 교복을 입고 교우하던
우리들인지라 그만큼 우정도 마르지않는 우물같다.

성칠회가 모임으로 엮어진 것은군대와 대학이라는 통과제의를 마치고
사회초년병이 됐을 때로 기억된다. 천장렬군이 우리들을 이덕용군의
사무실로 호출,소주파티를 벌이면서 모임의 싹이 텄다.

당시 우리는 "우정성칠회 영원을 향한 전진 깃발을 들면서"라는 구호를
탄생시켰다. 이 구호에는 각각 속말이 있다. 예컨데 "우"는 "우린 성동고
14회 동기동창의 벗님 내어라"는 뜻을 지니고있다.

이런 마음으로 우린 30여년 가까이를 동호동락했다. 매달 한번씩 만나
사회 돌아가는 얘기, 각자 생업얘기등으로 얘기꽃을 피운다.

특히 각자의 생업이 다르기에 친구들을 통해 다양한 인생을 나자신이
체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50세를 바라보는 나이지만 우린 육두문자를 쓰며 상대방을 헐뜯을 때도
있다. 육두문자를 서로 주고받을 수있는 사이가 진정한 친구사이가
아니던가.

성칠회는 올해중 1천만원짜리 적금을 탄다. 작은 돈이지만 이돈이
시드머니가 돼 우리들의 2세들에게도 성칠회의 우정이 대를 이어 발전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지난 6월 성칠회모임을 갖고 기념촬영을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