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이라는 숫자가 서양인에게 주는 의미가 우리의 4자만큼 의미 있는
것일까.

우리 모임인 ''열삼회''를 비추어보면 적어도 한국귀신에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고교졸업후 대입시험에서 첫 고배를 마신 우리들은 모학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고교동창에 학원동창까지 겹치게 된 것이다. 그후
대학시절에는 별다른 모임을 갖지 않고 자주 어울릴 뿐이었다. 각자
사회인이 된뒤 우리들이 이심전심으로 느끼게 된 것은 "늙고 병들고
홀아비가 되면 서로 찾고 위로해줄수 있는 사람은 오직 친구 뿐"이라는
점이었다. 우리 모임은 이렇게 해서 시작 되었고 처음 발기 당시 참여한
친구의 수가 열세명이었기 때문에 모임의 명칭을 "열삼회"로 정했다.

하나 둘씩 장가를 가기 시작했고,이젠 어엿한 사회의 중견인으로 자리
납아 가고 있다. 우리는 매월 정기모임을 가지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친구들 중의 누군가가 고민거리가 있으면 그날은 그 고민을 풀어주는
지혜를 모으곤 해왔다. 여름 휴가철이면 가족동반으로 휴가를 즐기기도
하고 매년 12월30일엔 어김없이 부부동반으로 망년회를 갖는다. 집들이를
비롯한 각종 애경사는 우리모임을 끈끈하게 엮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회원의 안사람들은 물론 아이들까지도 자주 만나다 보니 안사람들은
우리들을 제껴놓고 자기들 만의 소모임을 갖곤 한다.

우리는 언젠가 부터 기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불어나는 속도는 거북이
걸음 이지만 통장을 들여다 볼때마다 흐뭇한 생각을 감출 길 없다.

금년부터 우리 회원의 아이들중 대학생이 탄생된다. 우리는 입학을
축하는 뜻으로 입학금 정도는 마련해 줄 생각이다. 그리고 조금더 나이가
들면 부부동반 해외여행도 한번 해야겠다. 물론 여유가 있으면 모교발전
기금도 낼 생각이다.

그동안 우리 모임을 형제이상으로 뭉칠수 있게끔 노력해준 친구 김광석군
(대우중공업 이사),김영수군(동일교역 전무),김봉기군(한솔건설 이사),
김장근군(현대건설 부장),박인필군(YP상사 이사),심규봉군(서흥금속 상무),
최종천군(대건화학 사장),현종윤군(서흥수퍼 사장),홍순철군(대륙종합개발
상무),홍형빈군(동국제강 부장)에게 고맙다는 말이나를 하고 싶다. 친구
들이여! 우리들 모임의 진가는 정년퇴직후에 발휘할 것임을 잊지 말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