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초창기에 큰 점수차로 이기도 있다가도 뒤집어지고, 뒤지고
있다가도 역전시키는 도깨비팀으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삼미슈퍼스타스.

그 당시 필자는 다니고 있는 회사에 프로야구팀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나큰 기쁨이었다.

전날의 경기결과에 따라 다음날 사무실의 분위기가 달라보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것도 불과 3년만에 구단이 바뀌고 아쉬움속에 묻혀 버렸지만
요즘은 그 당시 기쁨과 관심을 대체시켜 주는 삼미 야구동호회가 있어
커다란 위안을 준다.

한때는 현재의 프로야구 만큼이나 고교야구의 열기가 뜨거웠다.

그것은 잘 던지고 잘 쳐서라기 보다는 학생들의 패기와 승부욕에서 연출
하는 엉뚱한 실책들이 관중들로 하여금 볼거리를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다.

우리 야구팀도 이에 못지않은 많은 흥미커리를 준다.

애러없는 야구의 죽은 야구라고 생각하는 회원들이 보유주는 각가지
진풍경들, 외야에 공만 드면 방황하는 모습, 선행주자가 엄연히 버티고
있는데도 도루를 감행하는 용감한 전사들을 지켜보면 한바탕 폭소와 난처함
에 시간 가는줄 모르게 된다.

필자는 야구동호회의 열렬한 팬이자 감독으로 경기가 있는 날이면 만사를
재쳐놓고 운동장으로 달려간다.

10점이상을 이기고 있다가도 뒤집어 지는 것이 다반사인 직장야구에서
우리팀은 도깨비팀의 명성을 이어받아 13개 팀이 펼치는 직장리그에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번 경기에서는 가족동반의 날로 정한 탓인지 너무 많은 회원이 참가
하여 7회까지 무려 6명이나 교체해 가며 한번이라도 타석에 들어설수 있도록
해주었다.

동호회 감독의 가장 중요한 역활이라면 아마 이렇게 모든 회원이 뛰고
이기는 경기로 이끌어 가는데 있을 것이다.

우리 야구팀의 구성원은 주로 30대 초반의 비교적 젊은층을 주축으로
40대의 전문 대타요원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모회사인 주식회사 삼미를 비롯하여 삼미특수강 삼미 화인세라믹스등
그룹의 모든 계열사가 망라되어 비록 창단된지는 3년밖에 않되지만 통산
전적 27승 3무7패로 과거의 삼미슈퍼스타스에 비하면 이기는 경기를 많이
해왔다.

그래서인지 경기가 벌어지는 날이면 여기저기서 작전계획에 조언을 해주는
직원들이 많아졌고 여직원 응원부대도 등장하였다.

마치 이렇다할 운동종목 대표팀 하나없는 회사에 유일한 희망으로 떠오른
듯한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필자는 경기의 승패를 떠나 아이들을 운동장으로 데리고 나와 그들의
눈총을 의식하며 타석에 들어서는 아버지들의 주눅들린 모습을 보면서 바삐
돌아간는 직장생활속에 한껏 여유로움을 느껴본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