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용 휘 <한국생산성학회 회장/인하대 경영대학원장>

최근 성곡학술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해외고급과학기술연구자의 연구
성과와 생산성에 관한 연구를 실시해본 결과 많은 시사점을 얻었다.

연구목적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자들의 연구활동을 효과적으로 전개 또는
추진할수 있는 방향과 우수한 고급과학기술자의 확보를 위하여 연구
활동상의 생산성향상개선의 방향을 제시해보기 위한 것이었다.

해외에서 유치된 우리나라 고급과학기술자들의 연구생산성과와 이와
관련있는 영향요인들간의 관계를 탐색,구명한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수 있다.

<1> 과학자 개인의 기대와 상반되는 기대를 소속기관에서 요구할때 발생
하게 되는 역할갈등,수준이 높으면 높을수록 해외고급과학기술자들은
그들의 직무에 대해 불만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2> 해외고급과학기술자들의 연구활동에 대해 그들에게 거는 기대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는 과학기술자들의 직무만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 직무만족도가 높은 과학자는 직무만족도가 낮은 과학자보다 상대적
으로 연구생산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4>기업연구소에 종사하는 해외고급과학기술자들의 직무만족도가 정부
출연 연구기관소속 과학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5> 해외고급과학자들의 연령이나 직급이 높을수록,그리고 근속이
오래될수록 직무만족과 연구생산성 모두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를 놓고보면 해외고급과학기술자들의 연구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들의 새로운 자리매김과 직무만족도를 높일수 있는
방안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위해서는 해외고급과학기술자들의 기본임금인상과 아울러 연구보조비
를 어떠한 형태로든 확보하고 충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또 연구시설을 개선하고 연구활동장애를 최대한 줄이는데 경영층의 성의
있는 시책이 요망된다.

연구활동의 정보교환및 세미나등을 더욱 활발히 추진해야할 것이며 학회지
및 권위있는 전문기관지에의 발표와 연구논문및 저서출판등을 더욱 권장
하고 충분한 기회를 가질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지적될수
있다.

그러나 해외고급과학기술자의 생산성향상만으로 과학기술의 진흥을 이뤄
내기는 힘들다. 이보다는 오히려 과학기술진흥정책의 종합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의 최우선 당면과제는 과학기술의 선진화를 통한 국제경쟁력
제고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과학입국"은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

우리 국민 모두가 과감한 의식개혁을 통하여 과학기술이야말로 진정한
국력임을 인식하고 과학자와 발명가,그리고 기능올림픽 우승자및 기타
우수한 고급두뇌들에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상의 관심을 기울여
주어야 한다.

가산을 탕진해가며 세계적인 발명품을 만들어내고도 관련기업의 무관심과
외국기업의 덤핑공세로 파산상태에 이른 안타까운 사례가 가끔 보도된다.

그 발명품으로 인하여 수입가격이 대폭 낮아졌다면 이는 곧 발명가의
공로이므로 관련기업이나 정부가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보상해 줌으로써
발명의욕과 연구의욕을 고취시켜야만 하지 않겠는가.

산업시대의 선진국형 막차를 타는 것보다 정보화시대의 선진국형 첫차를
타기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하는 것이 미래 한국을 창조하는 정도가 아닌가
한다.

우리의 많은 공공연구기관들은 아직까지도 미국형과 같이 연구중시의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일본형과 같은 개발중시의 전략도
아울러 마련하는 절충적 대안의 선택도 연구.개발의 생산성향상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통폐합등은 보다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단기안목의 정책 선택은 우리나라 과학부문의
노벨수상자가 탄생할수 있는 가능성을 원초적으로 제거하는 우려를 낳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