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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그룹계열 1개사 규모에도 못미치는 작은 그룹들이 차세대기업군을
꿈꾸며 급부상하고 있다.

연매출 1천억-3천억원, 계열사수 10개이하, 종업원 1천-2천명규모의 이들
중소그룹들은 기업인수및 합병(M&A)을 통한 공격적인 기업확장, 작은 조직
의 탄력성을 활용한 고성장, 변화를 내다보는 과감한 사업다각화 등으로
재계의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신흥그룹을 소개한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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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오후 관철동 산업은행본점 투자기업부. 한비입찰신청접수처
인 이곳에 나산의 직원들이 나타났다.

지난 3월 1백50억원에 영동백화점을 인수, 재계를 놀라게 했던 나산은
"겁없이" 한비까지 넘보고 있었다. 결국 입찰신청을 포기, 나산의 한비
입찰참여는 해프닝으로 끝났고 말았다.

"의류업체외에 제대로된 제조업체를 하나쯤 경영하고 싶어서였다"는
나산측의 해명은 큰 설득력을 갖지 못했다. 오히려 "모기업 들러리
자청" "또 한번의 깜짝쇼"등 뒷소리만 무성했다. 한비는 나산에 비해
엄청난 덩치였기 때문이다.

나산그룹은 최근 공격적인 기업확장을 전개하고 있는 중견기업군의 선두
주자다. 무모하다싶을 정도의 과감한 추진력에 놀라는 사람이 많은 한편,
그 자금동원능력과 롱런여부에 고개를 꺄우뚱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비입찰해프닝은 나산의 기업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의 하나다.
남들이 깜짝 놀랄만한 일을 벌여 놓고도 당당히 태도, 그래서 의혹이
커져가도 별무반응인 뚝심, 그것이 나산이다.

나산그룹은 아직 "그룹"이라는 접미어가 조금은 어색한 기업이다. 계열사
는 모두 9개. 지난해 매출은 모기업인 나산실업이 1천2백54억원, 비교적
건실하다는 나산종합건설이 2백84억원이었고 나머지 7개사의 매출총계가
1백62억원에 불과했다.

올해 그룹전체의 매출목표는 3천1백72억원, 분명 아직은 작은 기업이다.
역사도 길지 않다. 나산실업이 창립된 것이 80년, 이제 막 14세가된 어린
기업이다.

90년대 들어 나산은 그 이름이 내로라는 대기업그룹 못지 않게 자주 회자
되는 화제의 그룹이 됐다. 자수성가한 안병균회장(46)의 성공담이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고 공격적인 사세확장이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안회장은 지난 91년 종합소득세 납세1위자로 언론에 알려졌다. 그는 90년
47억4백만원을 벌어 23억1천7백만원의 소득세를 납부했다. 중학교 1학년
때(광주서중) 가난으로 학업을 포기하고 18세때 무작정 상경,1천6백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리는 회장이 된 그의 창업사례는 화제가 되기 충분했다.

중국집 일식집 유흥음식점(무랑루즈,초원의집)등 식당업으로 돈을 벌어
나산실업을 세우고 종로5가 의류도매센터로 기업의 터전을 닦은 그의
성공일화는 꿈은 있으나 가진 것 없는 이들의 희망이 되기도 했다.

나산이 본격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올해초 영동백화점을 인수
하면서였다. 주위의 놀라움도 잠시, 나산은 전국에 4개 백화점을 더지어
본격적으로 유통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이미 부지를 확보해놓은 서울의 천호동과 수서동,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광주시 북구 임동 등지에 종로5가의류도매센터의 경험을 살려 양판점형
백화점을 짓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나산은 여세를 몰아 패션의류업 종합건설업 유통업 이외에 관광레저산업
종합컨설팅업에도 적극 진출, 97년엔 매출 3조원의 중견그룹으로
일어서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관광레저산업을 확대키 위해 이미 제주도 함덕지구,경기도 광릉,전북
고창 등지와 사이판에 부지를 확보해두고 있다.

백화점이 들어설 수서에는 문화산업단지도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에
레저개념을 접합,모든 장르의 문화공간을 세우고 각종 예술단체및 협회를
유치할 생각이다.

부동산투자와 유통업에 관한한 후발기업에 컨설팅까지 해주겠다는 자신감
을 보이고 있다.

해외진출도 확대, 의류부문 현지공장을 중국에 세우고 미국과 일본에는
조이너스 꼼빠니아등 브랜드의 수출을 위한 직매장이나 대리점도 세울
계획이다. 미국 현지에 합작건설업체설립도 추진중이다.

그러나 나산은 여전히 주위의 걱정을 사는 기업이다. 외형과 사업계획에
비해 조직력이 어설프기 때문이다.

그룹내 장기비전을 공유하고 투자 및 사업계획을 결정할 의사결정시스템이
제대로 정립돼있지 못하다. 한비입찰건은 회장과 담당실무자외에 그룹
내에서 어느 누구도 알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인력수급도 여전히 주먹구구식이다. 의류업체로 출발한 탓이지만 공채는
한번도 하지 않았고 항상 스카웃으로 인력을 충원했다. 장기계획을
뒷받침할 인력이 없는 것이다.

연관성 적은 계열사의 벽을 깨고 종업원이 공유할 비전도 없고 기업
아이덴터티 정립장치도 없다. 사보는 물론 변변한 사내소식지 하나없다.

나산은 최근 조직 재정비 작업에 착수했다. 엉성한 조직을 일신하고 의욕
에 걸맞는 준비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다.

지난 4월 그룹기획조정실을 설립,(주)냅스라는 이름으로 별도법인화했고
지난달에는 그룹장기발전전략고문으로 백제민 미조지워싱턴대교수를 영입
했다. 조만간 계열사 임원급에 대한 대규모 공채도 실시할 계획이다.

나산종합건설 사장영입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진 이번 임원공채를 통해
나산은 또한번 재계 화제의 중심에 서게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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