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 환 <독일 뒤셀도르프>

우리에게 신토불이가 각별한 까닭은 농민은 물론 대다수 도시인의 뿌리가
농촌이기 때문이다. 신토불이를 고향의 복지증진을 염원하는 국민정서로
이해한다면 결국 신토불이냐 개방이냐의 논쟁은 농가소득의 문제로 귀착될
것이다.

산업인력의 공급처로 기여한 농촌은 과거 물가안정차원에서 희생을 강요
당하였고,높은 교육열로 인한 도시로의 인적자원유출로 더욱 피폐해졌다.

합리적경영을 추구하는 영농인보다 가업 전승차원의 촌부와 촌로가
우세한 우리의 현실은 농촌의 장래를 보장하지 않았던 정책에 기인할
것이다.

따라서 농촌경제를 살리는 처방은 이같은 관점에서 출발하여야 한다고
본다. 농업전문대를 졸업한 인재가 영농을 위하여 귀향하는 여건조성의
일환으로서 정부의 농어민 복지대책과 농촌환경개선책은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시장경제하의 자영농은 무한책임의 가족기업이다. 생산주체로서 그들
에게는 생산 재정에서 뿐만아니라 마케팅까지 관리하는 전문 경영인
으로서의 능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오늘의 농민상은 시장경제의 요건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
된다. 적어도 미래지향적인 농업교육은 농사기술만이 아니라 경영적
측면까지 다루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농촌현실을 고려할때 현실적 타개책으로 단위농협의 활성화를
대안으로 꼽을수 있겠다.

첫째, 선물시장이 정착되어 농산물가격에 대한 등락폭의 위험을 최소화
시킬수 있을때, 농협은 오퍼레이션 리서치기법을 이용하여 최대의 수익을
올릴수 있도록 조합원들에게 작물의 재배를 지도할수 있다.

둘째, 자신의 유통조직으로 시장이나 대형 슈퍼마켓처럼 이윤의 극대화를
도모하며 셋째, 이윤은 기술투자를 위한 축적후 조합원에게 분배하는
경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농협정관상 이러한 기능수행에 제한이 있다면 자영농은 자신의 지분을
가지고 영농조합을 결성하여 분업을 통한 생산성 증대및 전문경영인에
위탁경영으로 소득증대를 꾀해야 할 것이다.

상품개발측면에서 보면 첫째, 생태계의 천적 혹은 먹이사슬을 이용한
무공해작물재배로 동남아 등지의 수입농산품에 대한 차별화 내지
고급화를 기할수 있다.

둘째, 선진수입 축산품에 대하여는 식품 가공업의 육성으로 대항할수
있으리라 본다. 국민소득이 증대됨에따라 기호또한 국제화되는 경향에
착안하여, 구미의 축가공식품이나 일제 간장 된장의 직접 수입대신에
농협 혹은 영농조합을 통한 라이선스 또는 프랜차이징으로 국내 생산및
유통을 촉진하여야 할 것이다.

이로인한 수입대체효과는 농가의 소득증대에 기여할뿐만 아니라 수송
통관등으로 유통기일이 경과한 수입제품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할수
있는 효과까지 얻을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기코만 간장은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싱가포르현지법인에서
생산되고 있고, 자국내에 거주하는 터키근로자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터키식 치즈를 바이에른주에서 생산 판매하는 독일의 실례는 우리에게
가능성을 시사한다 할 것이다.

우리가 농업의 개방화에 반대하는 이유는 중국 동남아 그리고 미국등으로
부터 쏟아져 들어올 농축산물에 대해 가격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농업부문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한다면 미국및 역내간농산물 유통이 활발한
유럽의 선진산업국가처럼 우리농업이 수출산업으로 발돋움할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수출지향적 내지 수입대체적인 산업을 집중 육성중인 중국은 종래의
공산품을 수입하고 농산물을 수출하는 무역구조에서 농축산물수입구조로
전환할수밖에 없으리라 본다. 따라서 중국은 우리농업경제의 활로를
제공할 수출시장으로 전망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농산물이 국제가격으로 경쟁력있게 생산될수 있다면,
농가소득증진을 지향하는 신토불이와 농업경제의 개방은 상극적으로만
간주될수 없을 것이다.

이번에 수립된 정부정책이 한국농업의 리스트럭처링의 전기가 된다면
한국농촌의 장래는 결코 어둡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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