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창 모 <선경경제연 부소장>

지난 6월20일부터 각 금융기관에서 개인연금상품을 시판하고 있다.

이번에 첫선을 보인 개인연금상품은 노후생활을 대비하기에 부족한
공적연금의 미비점을 보완하면서 국민들에게 장기저축수단을 제공한다는
의도에서 도입된 상품이다.

개인연금상품은 최소 만기가 10년이상인데다 계약자의 나이가 만 55세를
넘어야 연금을 수령할수 있어 일부 보험상품을 제외하면 그간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금융상품중에서 만기가 가장 긴 상품에 속한다.

따라서 이와 같이 장기로 조달된 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앞으로
개인연금제도의 성패와 취급금융기관들의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은행과 같은 국내 금융기관들은 아직까지 장기로 조달된 자금에
대한 자산운용 경험이 거의 없는 데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기금융자산의
투자를 뒷받침할 만한 적절한 시장구조를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개인연금은 특성상 공적연금과 달리 강제로 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뿌리가 정착되려면 견실하고 수익성이 높은 자금운용을 통하여
예정대로 확실한 급부가 보장되어야 한다.

특히 자금운용이 10년이상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기 때문에 연금
운용에 있어 수익성과 안정성 확보가 필수불가결하다.

우선 지적되어야 할 것은 연금의 자산운용에 대한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
되어 금융기관간에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테면 정책목적상 통화채 의무인수비율을 설정한다든지,환매수수료나
수수료 부과에 있어 제한을 가한다든지 하는 등의 규제수단으로 금융기관
의 자율성을 침해해 금융기관간에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여건은 조속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금융기관들이 수익률에만 지나치게 집착, 위험성이 높은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지급불능 또는 도산상태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안정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 그 범위내에서 금융기관들이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유도돼야 할 것이다.

개인연금의 도입으로 금융기관들은 장기금융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은 단기금융시장
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어 장기금융자산에 대한 투자수단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장기자금 운용수단의 하나인 장기채 시장에 대한 제도 보완책이
조속한 시일내에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국내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들은 주로 만기가 3년내외의
단기채에 국한되어 있다. 이는 그동안의 높은 물가상승으로 인플레
기대심리가 널리 확산되면서 중장기채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국공채가 장기채로 발행되기도 하였으나 수익률이 실세수익률
에 크게 못미쳐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다.

만기구조의 다양화를 위해서는 장기채의 수요기반 확충을 위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즉 장기채 투자자들에 대해 세제상의 혜택을 준다든지,
자본시장의 양대기관인 증권사와 투신사들로 하여금 장기채 소화를 위한
새로운 금융상품의 개발을 허용해 주는 방안등이 적극 검토되어야 하겠다.

특히 장기 국공채의 경우에는 시장 실세수익률에 의한 발행을 유도,
기관들이 자율적으로 경쟁입찰에 참여할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장기채를 발행할때에는 금리변동 위험이 크기때문에 변동금리부채권
(FRN)등 금리변동위험을 줄일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신종채권 도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채 개발과 아울러 금융기관들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자금운용을
하려면 금리변동위험을 제거시킬 각종 헤지수단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는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아 장기채시장이 형성
된다해도 금리변동위험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다양한 헤지수단이
도입되지 않을 경우 개인연금으로 조성된 자금이 주식이나 대출등
단기운용자산에 투자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장기금융시장을 육성하려면 금리변동위험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헤지수단이 마련되어야 하고 특히 금융선물및 스와프시장 발전을 위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헤지의 한 방법으로 면역전략(immunization)이라는 것이 이용되고 있는데
80년대 이래 미국과 영국등 선진국에서 각광을 받아 온 투자기법중의
하나이다.

면역전략을 간단히 설명하면 일정기간후의 채권수익률 변동위험을 막기
위해 자금운용기간과 채권의 "평균"만기가 같은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그 하나의 예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다양한 만기구조를 갖는 채권을 찾기는 쉽지 않은
것이 우리나라의 실정이다. 따라서 다양한 만기를 갖는 각종 채권상품의
개발은 연금의 성패 관건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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