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운용자산을 지정하는 신탁상품인 특정금전신탁의 수탁고가 급증
하고 있다.그러나 실적배당인 이 상품에 대해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고정
금리를 요구하고 은행들은 수탁고를 늘리기위해 그 요구를 받아주는 변칙
행위도 일어나고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말현재 특정금전신탁수탁고는 11조5천9백89
억원으로 작년말보다 5조3천4백16억원 85. 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기간중 총금전신탁의 수탁고가 77조1천8백43억원에서 95조4천8백61
억원으로 23. 7% 늘어난 것에 비하면 특정금전신탁수탁고증가는 이례적으로
많은 규모다.이에따라 전체금전신탁에서 특정금전신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말 8.1%에서 6월말에 12.1%로 높아졌다.

한은관계자는 이같은 특정금전신탁증가세에 대해 지난 1월 통화채등의
인수의무비율(30%)이 폐지됐고 경쟁상품인 가계금전신탁의 배당률이 다소
떨어져 상대적으로 특정금전신탁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아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계에서는 그러나 연기금등 기관투자가나 자금여유가 많은 기업들이
실적배당인 이상품에 예치하면서 은행들을 대상으로 고정금리를 요구하는
변칙행위도 적지않다고 지적했다. 실적배당이란 고객이 맡긴 돈을 은행이
운용해서 얻은 수익에서 수수료(보수)를 떼고 지급하는 것이다. 은행이
제대로 운용하지못했을 경우 수익률(배당)이 떨어진다. 그만큼 수익률이
일정치 않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높은 수익을 원하는 고객과 외형을 늘려야 하는 은행간에 이속이
맞아떨어져 이상품이 고정금리식으로 팔리는 변칙이 적지않다는 것이다. 고
정금리를 원하는 기관은 주로 연기금 조합이나 공사및 일부 기업들이라고
은행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금리는 6개월짜리 기준으로 연12%를 웃도는 선이다. 은행들이 연12%를웃도
는 선에서 특정금전신탁을 받았을경우 비교적 고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를 매입하는 식으로 운용하더라도 은행이 챙길수 있는 수수료는 0.4-0.5%정
도에 불과하다.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경우 수수료는 이보다 낮아진다.마진이
박하는 얘기다.

신탁외형을 키우는게 급한 은행들은 이 정도의 적은마진으로도 자금을 끌
어들이고 있다.

시중은행관계자는 "마진이 극히 적은데도 불구하고 외형만을 부풀리는데
신경을 쓰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하고 "더구나 그과정에서 고객의 고정
금리요구를 받아들이는 방식의 자산운용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때문에 건전성을 중시하는 일부 은행은 이상품판매에 그다지 적극적이
지 않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