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 희 <한국공항공단 기계시설과장>

지난 14일자 본란의 "기부채납 급유시설 철거 안될 말"을 읽고 담당자
로서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지난 87년 교통부에서 급증하는 항공기수요에 대비해 김포공항확장
계획을 수립하고 대한항공 경비기지와 부대건물및 항공유 저장시설등이
있는 지역에 계류장 확장을 추진하였다.

이에따라 (주)한국항공에 급유저장시설 이전을 4차례에 걸쳐 촉구
하였으나 급유업에 대한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 정부의 정당한 요구에
미온적인 태도로 방관하였다.

그러다가 아시아나항공이 급유시설 설치신청을 한후에야 비로소 한국항공
은 같은 지역에 승인신청서를 제출하였다. 교통부에서는 양사가 서로
협의할 것을 당부하였으나 한국항공측이 기득권을 주장하여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에 교통부는 사업의 시급성을 감안하여 한국공항공단으로 하여금 급유
시설 이전설치를 하도록 하여 현재까지 진행돼 온 것이다. 한국항공측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문제점은 도외시한채 그들만의 편리한 시각으로 확대
해석한 경우로 보여진다.

그중 몇가지 문제점에 대해 담당자로서의 의견은 이렇다.

첫째 현재 김포공항은 취항항공사의 증가로 계류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
임은 물론이고 현재의 급유시설은 항공기 이동지역의 중간에 위치해 많은
불편을 초래하고 있으며 만일의 사고발생시에는 상상을 초월한 재난이
발생할 위험을 안고있다. 따라서 안전운항확보를 위해 현 급유시설은
항공기 이동지역에서 벗어나야 한다.

둘째 대한송유관공사와 한국공항공단이 건설한 송유관의 운영이 시작된후
급유료가 대폭 낮아졌는데 이는 그동안 독점운영으로 감춰졌던 요금책정에
대한 문제점이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어느 공항에서도 항공사의 자회사가 급유업을 독점하는 사례를 찾아
보기 힘들며 더구나 김포공항은 세계 주요항공사들이 취항하고 있어 보다
나은 서비스가 요구되는데도 불구하고 모기업인 대한항공에 항공유 우선
공급, 급유료 차등적용등으로 타항공사의 불만이 팽배해 있다. 이 상태
라면 국내 급유기피현상이 발생할 소지가 충분히 있다.

셋째 항공유 품질의 국제적 기준에 의하면 1일이상 침전을 시켜야 품질
확보가 가능한데, 현 시설의 실용량을 기준으로 하면 비축능력이 2일미만
이다.

때문에 시설보수나 탱크청소시 침전시간을 확보할수 없을뿐 아니라 수송
송유관로에 사고가 발생하면 복구시까지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원래 항공유 비축능력은 5~7일로 정의되어 있고 세계 주요공항의 비축
능력도 5일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항공이 주장하는 인천 율도 대한항공소유 저장탱크이용 운운은 전혀
타당성이 없다. 왜냐하면 국제기준의 침전시간 확보라는 것은 공항탱크
에서의 확보시간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한국공항공단의 급유업참여 운운하며 법적으로 사업운영을 할 수
없다고 하는데 항공유저장탱크는 명백한 공항시설이며 더구나 이의
운영은 항공기 급유업면허를 가진 회사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참여시킬
계획이다.

다섯째 2000년이면 유휴화될 김포공항에 막대한 자금투자는 세금낭비라
하는데 영종도공항이 완공되더라도 국내선,동남아노선등은 계속 김포공항
을 사용하며 영종도 안개발생시등에도 대비한다고 볼 때 항공기수요의
급증추세를 감안, 김포공항의 계류장 확장은 필수적이다.

교통부에서는 무상사용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한국항공측의
손실에 대해 관련법규에 의거, 적절한 보상을 할것이며 새시설을 사용할수
있게 그 방안등을 적극 검토중에 있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본바 국가기간시설에 대해
공공성은 외면한채 정부시책을 빙자하여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며 자사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에 공공시설의 건설과 운영을 맡긴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할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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