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인체에 비유할때 금융을 혈액이라고 한다면 에너지는 사람에게
힘과 활동의 원천이 되는 탄수화물이라고 할수 있다.

에너지중에서도 전력은 석유 석탄 가스 원자력과 같은 1차에너지원을
이용해서 생산되는 2차에너지원으로서 그 범용성이나 중요성 편의성에
있어서 다른 에너지를 압도한다.

전력이 없고서는 경제고 일상생활이고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다. 그런
전력에 지금 또 비상이 걸렸다.

경기회복에 따른 산업용 전력수요증가에다 때이른 무더위로 순간 최대전력
수요량이 지난 10일이후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예비율이 적정수준
밑으로 크게 내려갔고 이에 놀란 상공자원부는 21일 부랴부랴 수급안정대책
을 내놓았다.

당국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예비율이 10%이상 되게 하겠다고
다짐한다.

지금은 6%대까지 내려가 있으나 에어컨가동이 절정에 이르는 7월하순에서
8월중순사이를 겨냥해 마련된 비상대책인 만큼 일반국민을 비롯 산업계와
공공기관등 각계가 적극 협조하기만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같다.

공급능력을 단기간에 확대하는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해답은 역시 절전에서
찾을수밖에 없다. 다만 당국은 모든 사태에 대비하는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점검에 소홀함이 없어야할 것이다.

그러나 차제에 한번 깊이 생각해봐야할 것은 여름철만 되면 되풀이되곤
하는 우리의 전력사정, 그리고 범위를 넓혀 전체 에너지수급문제의 실태와
장래이다.

우선 여름철 전력수급불안같은 사태는 어떤 이유에서건 재연되지 않게
해야 한다.

불경기와 이상저온으로 작년에 별 탈이 없었을뿐 여름철 피크순간의
예비율은 90년 8.3%, 91년 5.4%, 92년 6.4%등 줄곧 비상이 걸리는 사태를
연출해 왔다.

이는 늘 고비만 넘기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안이한 임기응변적 대응의
결과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에너지문제의 근본을 다스리는 일이다. 과학적인 수요
예측과 효과적인 절약정책, 그리고 여유있는 공급계획의 실행과 이를
뒷받침할 가격정책이 조화있게 추구돼야 한다.

우리의 에너지정책은 단지 양의 확보에만 급급할뿐 가격과 절약시책
정확한 수요예축등 어느 하나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현실이다.

올여름 전력소동만해도 잘못된 수요예측에도 원인이 있다는 진단이고 산업
구조개편과 에너지절약노력은 말뿐이지 별 성과가 없다.

또 비상소동이 벌어지면 으레 가격문제를 들먹인다.

국제원유가가 최근 오르고 있지만 동남아시아와 중국 중남미일원 개도국들
의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장차 세계에너지수급과 가격판도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에너지문제를 좀더 깊이 생각해봐야할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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