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초반의 대학시절.

암울하고 힘든 시대였지만 꿈과 낭만을 간직하고 청년의 호연지기를 추구
하던 친구들이 우리는 매주 토요일 오후면 학교(고려대)부근 안암동 개천가
의 허파요리를 맛있게 하는 대포집에 모였다.

허파가 젖도록 디오니소스의 정렬에 취하여 정치와 사회, 인생을 논하고
사랑과 낭만 그리고 우정을 가꾸던 젊은 호랑이들의 이 모임을 우리는
"토주회"라고 이름 붙였다.

졸업후 30년이 넘도록 면면히 우의와 정분을 다져왔고 40대 초반부터
건강에 관심을 가지면서 서울에 있는 친구들이 중심이되어 산에 오르기
시작해 우리 모임의 명칭에도 자연스럽게 산악회라는 단어가 덧붙여졌다.

처음에는 원거리산행을 가끔했지만 지하철 3,4호선이 생기면서부터는
북한산을 주로 찾는다.

휴일 아침이면 우리는 습관적으로 모인다.

10년이 넘도록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비록 한사람이 가는 한이 있더라도
산행을 한번도 거른적이 없다.

북한산 곳곳에 발 안닿은 곳이 없으니 북한산은 우리 토주산악회원들에게는
제2의 고향같기도 하다.

산을 내려와서는 한잔의 술로 일주일간의 피로를 풀면서 "잔잡아 권할
벗이 있으니 절로 즐겁노라"하며 잔을 권하는 재미 또한 빼놓을 수없는
즐거움중의 하나이다.

회장은 산행경력 30년에 가까운 필자가 외관상의 두발관록(?)에 힘입어
자주 맡고 총무는 기업은행을 거쳐 대한정밀에 근무중인 순발력의 사나이
양광민상무가 맡고 있다.

회원은 세계의 섬유 의류시장을 누비는 야심찬 팬월드사의 김문웅사장,
문학성이 풍부한 휴머니스트인 범아석유 윤종완감사, 시시비비에 투철하고
자연보호에도 적극 앞장서고 있는 은행감독원 조일규실장, 무뚝뚝하면서도
사려깊은 강골의 사나이 노보텔 앰버서더호텔의 구자문이사등이 고정멤버.

또 물망초 회원으로는 대호건설 도영회사장, 부산 오양상사의 이춘식사장,
동아대 전영일교수가 있다.

토주회 창립의 중추멤버였던 고 민원기 친구를 생각할 때마다 우리 모두의
그의 요절을 애통해 한다.

산이 있고 술이 있는한 우리 토주산악회원들은 산사랑을 계속하면서 늙도록
건강과 우정을 다져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