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부터 바둑을 즐겨 입시공부에 전념했어야할 고등학교 때도
바둑삼매경에 자주 빠졌던 필자는 바둑을 백취미지장으로 생각하고있다.

실수가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는가하면 잘 두다가도 한번 패착
으로 판을 망쳐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바둑을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들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바둑은 재미있다. 도시의 번잡한 일상속에서도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금성정보통신 기우회는 지난 81년 만들어져 14년의 전통을 자랑하고있다.
당시는 금성반도체 시절이었는데 그룹 여러 자매사에서 온 사람들이 섞여
있어 사원들사이에 약간의 거리감이 있었다. 바둑을 통해서 친목을 도모
하고 화합을 도모해보자는 의도에서 기우회는 만들어졌다.

필자는 81년 기우회 창립멤버로 참가했다. 창립당시 전사 30여명정도가
모여 만든 기우회는 현재 본사에만 50여명,전사로는 1백50여명에 달하는
큰 취미모임이 됐다.

우리 기우회는 매월 1회씩 정기전을 갖고 있고 일년에 한두번은 꼭
특별기전을 벌이고 있다.

필자의 기력은 1급수준. 주석희이사와 공장의 임동빈부장등이 필자의
호적수다. 특히 전투형이면서도 위기가 닥쳤을 땐 끈질기게 헤쳐나가는
주이사와 막상막하의 대결을 벌이고 있다.

우리 회원들의 내기바둑방식은 독특하다. 술내기를 해도 이기는 사람이
낸다. 승리해서 기쁜 마음에 기분을 내는 것이지만 승자의 아량을 서로
이해하고 있다.

이종상 주석희 박만수이사,안달준부장 등 창립멤버들이 지금도 14년간
향상돼온 기력을 서로 겨루고 있고 홍기훈이사도 멤버로 자주 참여하고
있다.

요즘은 특히 젊은 사원들과의 바둑대결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 바둑에도
신세대기풍을 느낄수 있다. 재치넘치는 젊은 패기가 인상적일 때가 많다.
그러나 세상을 반영한 것인지 끈기 있는 기풍을 보기 어려운 아쉬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