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를 정제, 만들어지는 제품은 무궁무진하다. 휘발유 등유 경유등에서
부터 냉장고케이스 계란상자 레고장난감 필름 카핏 칫솔 합성수지병 또는
그릇 페인트 잉크 화장품 방향제 살충제 제초제 폭발물 나일론등 주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원유가 한방울도 안나온다. 수입에 의존한다.
중동 남미 북미 유럽 아프리카지역 산유국들은 하루에 모두 6,500만~
6,600만배럴(1배럴은 158.99l)을 생산한다.

비산유국인 우리나라는 지난해 5억6,000만배럴을 수입했다. 지역별로는
중동에서 수입하는 물량이전체의 77%를 차지,가장 많았고 아시아(17.2%)
남미(3.2%) 아프리카(2.8%)순이었다.

석유수입이 중동에 편중돼 이 지역에서 돌발사태가 발생할 경우 우리의
석유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반면 "어차피 산유국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수송비를 고려해볼때 중동으로
부터 석유를 대부분 들여올 수 밖에 없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란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정부는 돌발사태에 대비,지난 78년부터 석유사업기금제도를 도입했다.
불안한 국제석유시장을 전제로 국내 석유수급및 가격안정(유가완충)과
국내외 에너지개발사업지원이 기금조성 목적이다.

지금까지 조성된 석유사업기금은 5조원정도다. 올해 조성계획은 신규징수
융자회수등을 포함 1조2,300억원정도.

그러나 올해 조성재원중 당초 목적대로 유가완충과 자원개발에 쓰일
석유사업기금은 800억원정도에 불과하다. 석탄산업 석유산업 에너지이용
합리화 대체에너지보급 에너지기술개발등에 운용되는 비용이 훨씬 많다.

이때문에 우리나라 석유비축분은 민간재고를 포함 30일분정도가 고작이다.
미국 유럽국가의 석유비축이 140일분정도에 달하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산유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석유사업기금을 활용, 유전개발에
나서고는 있다.

그렇지만 한공구 뚫어보고 원유가 나오지 않으면 다그치기 일쑤인
분위기에선 산유국의 꿈은 깨지기 십상이란 지적이 많다. 또 자원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