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셀러리맨의 꿈을 키운다" 천문학적인 자금을 증권에 운용하면서
소속 금융기관이나 고객들에게 엄청난 이익과 부를 안겨다주는
펀드매니저.

이들은 이제 몸담고 있는 조직의 한 구성원에서 벗어나 고수익을 좆는
전문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럭키증권 런던현지법인에서 근무하는 박대혁씨(34세). 같이 입사했던
동료들이 과장급 셀러리맨인에 비해 그는 연간 수억원의 돈을 버는
펀드매니저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85년 럭키증권에 입사, 국제업무를
담당했던 박씨는 신참대리시절인 89년 거액의 스카우트비를 받고 영국의
바클레이증권으로 옮겼다.

집과 차를 제공받고 런던으로 간 그는 한국관련 주식(코리언페이퍼)을
운용하면서 업무를 익혔다. 작년에 친정인 럭키증권런던현지법인의
현지채용인으로 되돌아온 그는 주식운용수익을 회사측과 일정비율로
나눠 갖는다.

철저한 성과급이다. 박씨의 수익이 얼마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우리돈으로 연간 7-8억원은 된다는게 럭키증권주변의 얘기다.

한국판 아메리칸드림격인 박씨의 얘긴 일반적인 시각으로 보면 아직
말그대로 "드림(꿈)"이다. 그러나 "외국증권사에서 연봉 20만달러
(약1억6천만달러)에 모금융기관펀드매니저를 스카웃했다"

"OO은행에서 펀드매니저에 대한 성과급제도를 곧 도입할 예정이다"는
등의 말이 구체적으로 떠다니는 것을 감안하면 이 꿈은 이제 "실현가능한
희망"으로까지는 다가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판단이 가능한 것은 물론 급변하는 금융환경때문이다. 금리자유화
등으로 예대마진이 크게 줄어드는 등 고유업무의 이익이 줄어들면서
주식투자가 주수익원으로 부상했다.

금융의 증권화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주식투자인
만큼 이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의 육성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이다.

조만간 외국인 주식투자한도가 확대되고 투신업무가 개방되면
펀드매니저의 "주가"는 더 올라갈 것이란 예상도 가능하다.

금융의 증권화와 이로인한 금융기관의 주식투자이익 증가는 최근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12개 시중은행의 주식투자매매익이 92년엔 1천8백
8억원으로 전체 업무이익 2조1천8백22억원의 8.2%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3천8백24억원으로 두배이상 늘었다.

서울신탁은행의 대한증권지분매각등 특수요인도 있었지만 올1.4분기엔
주식매매익이 작년 한햇동안의 이익보다 많은 3천9백88억원으로 전체
업무이익(6천7백29억원)의 60%선을 차지했다.

투금 종금등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마찬가지 추세를 그리고있다.

이처럼 소속 금융기관의 이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주식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는 그러나 아직은 조직내 소수중의 소수다. 현재 한국
금융시장의 펀드매니저들은 약1백명선.

고객들의 투자를 대신해주는게 본업인 3개 투신사에 40명가량 있고
나머지는 은행 보험 투금 종금등에 흩어져있다.

3조7천억원의 자금을 주식으로 굴리고있는 대한교육보험이 10명, 2조
3천억원을 운용하는 삼성생명이 8명의 펀드매니저를 보유하고 있다.

은행들은 3-6명, 투금 종금사들은 기껏해야 한두명정도에 불과하다. 전체
조직의 1%도 안되는 인원이 절반가까운 이익을 만들어주고 있는 셈이다.

펀드매니저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다. 국민투신의 경우 조사분석업무
경험이 있는 30세 전후의 대리급직원들중에서 필기와 면접시험들을 거쳐
"예비" 펀드매니저를 선발한뒤 1년간의 훈련기간을 거친뒤 정식
펀드매니저로 임명한다.

까다로운 엘리트선발과정을 거쳐야한다. 막강한 자금을 휘두르는 이들은
주식시장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있는 "큰손"이기도다.

전체 주식거래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선까지 올라간 만큼 일부
종목이나 업종은 한마디로 "가지고 놀"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들의 요즘 최고 관심사는 "성과급제도"도입이다. "펀드매니저는
제조업으로 말하면 "좋은 상품을 만드는 생산자"와 같다.

잘 팔리는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만들어 회사이익을 올려준 직원에게
어느정도의 인센티브는 줘야하고 그렇게 되면 회사의 이익도 늘어날 것
아니냐는게 논쟁의 핵심"(이창훈국민투신펀드매니저)이다.

대부분 금융기관들이 "성과급도입"을 적극 검토하고있으나 "시기상조"
라는 견해도 만만치않다.

이 논쟁이 어떻게 결말나느냐에 따라 억대 셀러리맨의 탄생 시기가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그 시기가 그리 멀지는 않았다는게 펀드매니저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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