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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사는 19일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G 시걸박사를 초청,
''등소평이후의 중국과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프레스센터에서
세미나를 열었다. 시걸박사는 이날 등사후의 중국은 심각한 정체성위기에
직면할 것이며 지역단위로 분열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시걸박사의
강연내용을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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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적성장을 구가하고있다. 이에따라 중국이
금세기내에 세계최대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의문은 중국이 당면하고 있는 주변정세의 불확실성과 경제개혁으로
일어난 지방분권화에서 비롯됐다.

경제적으로 볼때 중국은 현재 중앙집권과는 거리가 먼 형태가 됐다. 물론
중앙정부가 중요한 권력은 쥐고 있으나 국제교역분야등 경제문제에 있어서는
중앙정부의 힘이 약화되고 있다.

권력분산이 어느정도까지 진행될 것인가와 그것이 중국의 대외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분석해 보고자 한다. 우선 내부의 변화요인, 특히
경제력의 분산요인을 알아보고 두번째로 변화를 초래하는 외부적요인을
알아본다.

중국의 각지방은 소위 자연적인 경제권(Natural Economic Territories)을
형성, 지역적이거나 국가적인 단위에 도전, 중국외부세계와 보다 자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마지막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국의 현상을 분석하고 중국외부세계가 새로운
중국에 대응하는데에는 기회가 있을 수도 있으나 위험도 있을수 있다는
점을 분석해 본다.

권력의 지방분산화는 경제개혁에서 비롯됐다. 집단농장에서 사영농업으로의
전환으로 시작된 78년의 개혁은 중앙정부의 주도로 시작되기는 했으나 개혁
의 성공으로 경제력의 지방분산화가 이루어졌다.

이제는 중앙정부의 명령으로는 그 현상을 돌이킬수 없을 만큼 진행됐다.
세계은행은 당시의 개혁이 중앙정부에는 아주 미묘한 선택이었으며 중앙
정부는 재원을 포기할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중앙정부는 당시 지방을 개혁의 주체로 삼는 것이 지방을 특화하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며 개혁이 성과를 거두게 될때 중앙정부가 다시 조정자로서
의 역할을 할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앙정부는 장기적으로 이러한 실험을 마무리한뒤 중앙정부가 다시
지방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84년부터 86년까지의 2차개혁에서 중앙정부는 1차개혁의 문제점으로 등장한
지방정부간의 보호주의적 경향을 해결할수 있는 진정한 물가개혁을 실시하지
않고 대신 지방은행들이 해당지역의 기업을 지원할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중앙정부는 통화량조절능력을 잃고 말았다.

86년부터 88년까지의 3차개혁에서 지방정부의 자율성은 더욱 커졌고 88년
이후의 4차개혁에서는 이붕총리에 의해 과열된 경제를 식혀보려는 노력이
펼쳐졌다. 식량의 수급과 가격에 대한 통제등이 효과를 거두기는 했다.

그러나 88년에서 89년사이에 중앙정부가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긴축정책
을 썼을때 경제특구를 중심으로한 지방정부의 반대로 결국 포기한 것에서
알수 있듯이 이제는 지방분권화가 돌이킬수 없을 지경까지 진행됐다.

물론 지방정부가 모두 균형되게 발전한 것은 아니지만 중앙정부의 권력
이양이 불명확한 시점이 되면 중국의 분열가능성은 그만큼 커질 것이다.

특히 등소평이 사망한후 권력장악능력이 약한 지도자가 등장할 경우
지방분권화가 문제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등은 혁명1세대라는 권위와
혁명을 통해 쌓은 경험을 토대로 현재 지방정부를 통제할수 있는 힘을
갖고있다.

그러나 그의 사후 그만한 지도자가 등장할 가능성은 없으며 더구나
군부마저 중앙정부지지여부가 불확실해 중앙정부의 정통성은 점차 힘을
잃게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분열을 점칠수 있게하는 것은 중국내 소수민족과
해외의 중국계 사람들이다. 소수민족은 그들이 중국의 일부로 여겨지는
것을 싫어하고 있으며 해외의 중국인들도 점차 중국과는 별개라는 인식을
하고있다.

결론적으로 중국내부에서는 변화가 분명이 일어나고 있으며 중앙정부의
관리들조차 개혁과정에서 그들의 통치관행이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중국의 변화는 주변이웃국가들의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지난 78년부터 경제개혁을 시작하면서 중국경제가 외부상황에 노출되는
경향이 심화돼 주변국들과의 상호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외부정세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대외교역이
중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괄목할 정도로 커지고 있는 점에서 잘
나타난다.

지난 78년부터 88년까지 중국의 대외교역액은 3배로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중국교역액은 1,670억달러로 지난 85년의 700억달러에 비해 2배이상
으로 늘어났다. 이로써 중국은 지금 아시아에서 일본다음의 교역대국으로
부상했고 미국에 대해서는 역시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큰 교역상대국이
됐다.

그리고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3번째로 큰 수입상대국이 됐다.

이처럼 외국과의 교역이 확대됨에 따라 중국정부는 세계통상체제의 중심권
으로 들어가기 위해 가트(GATT)에 재가입하려고 애쓰고 있다.

이에대해 미국과 유럽국가들이 중국정치경제의 국제화를 요구하고 있어
중국의 변화는 외부요인들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중국경제의 변화요인과 관련 가장 중요한 변수는 오는 97년에 귀속되는
홍콩과 관련한 문제이다.

홍콩의 자본주의체제는 중국정치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것이 분명하다.
특히 홍콩과 거리상으로 인접한 광동등 남부해안지역은 중국의 3개지역중
가장 급속도로 또 가장 대폭적으로 서방정치경제체제의 영향을 받게된다.

그이유는 홍콩의 무역중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을 상대로 발생하고 있는데다
미국이나 영국의 정치경제적 입김이 홍콩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
이다.

최근의 중국상황을 보면 북경당국의 당초의도와는 달리 중국과 홍콩이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되고 있음을 알수있다. 그방향은 바로 자본주의적
사고방식과 경제체제이다.

대만문제도 홍콩 못지않게 중국정치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강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대만이 중국본토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
명실상부한 독립국이 되려는 움직임은 중국남부해안지대의 장래에 많은
영향을 줄것으로 보인다.

과감한 경제개혁과 발전을 통해 대만처럼 강력한 경제력을 보유하게 되면
남부해안지역도 북경중앙정부의 직접적인 통제권에서 벗어나 보다 독자적
이고 자주적인 지방자치노선을 추구할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앞으로 중국정부가 대만과 어떤식으로 관계를 유지하느냐는 남부
해안지역과 중앙정부와의 관계설정에 지침역할을 하게 될것이다.

일본과의 관계 역시 중국장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것이 확실하다.
홍콩이 중국에 귀속되면 일본은 중국의 최대교역국이 된다. 그에따른 일본과
중국간의 경제및 기술협력정도, 아시아지역에서의 패권을 놓고 전개될
일본과 중국의 대립강도는 중국의 정치경제노선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다.

동아시아의 팔레스타인으로 표현되는 한반도의 상황변화와 그에따른
대남한및 북한관계도 중국의 NET영역과 관련, 중요한 변수이다.

이밖에 러시아와 몽골, 중앙아시아의 변화방향과 그정도에 따라서도 중국의
장래모습은 다소 달라지게 될것이다.

중국의 장래를 한마디로 단정하기는 불가능하다. 완벽한 중앙집권체제를
갖춘다거나 산산히 찢길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둘다 그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수는 없는 형편이다.

남북전쟁이후의 미국과 90년대 소련을 예로들어볼때 등사후의 중국에 대한
예상은 처음부터 빗나갈수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외부요인이 중국의 장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지라도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사실이다. 중국의 운명은
중국인들의 손에 달려있으며 개혁에 대한 그들의 의지가 핵심요인이다.

만약 중국이 분열된다면 외부세계는 중국인들의 대탈출과 세계경제에
미칠요인에 대해 한편으론 걱정하면서도 "중국의 위협"이 끝났다고 환영할
지도 모른다.

중국의 미래에 대한 가장 가능한 구도는 국가정체성에 대한 위기가
지속되리란 것이다. 이는 중국이 구이데올로기를 유지할수 없으며 그에
따라 국가를 장악할수 있는 새로운 체제를 형성할수 없다는 것과 통한다.

중국이 국가정체성위기에 봉착할 것이란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의견도
있다. 새로운 중국은 연방제를 취할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방제에 대한
논의는 대만이나 홍콩등과의 협력도 가능케하는 정부형태를 갖춤으로써
얻을수 있는 이점들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공식적으로 연방제를 취할것 같지는 않다. 효과적인 연방제
에 대한 핵심요인은 엄격한 법치주의 전통이지만 중국의 유교적 정치문화는
그러한 요인을 전혀 갖고있지 않다.

동아시아국가중 연방제를 취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는 사실도 무시할수
없다.

그러나 서구의 연방제와는 달리 변형된 형태의 연방제로 향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중국은 서로 다른 측면에 대해 서로다른 형태와 강도의 권력이
행사되는 변형된 연방제로 발전해 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다양하고 사소한 문제들을 통제하고 관리
하는 정부기구가 도입될 것같지는 않다. 서양의 정치적 다원주의에 입각해
풀이하려는 시도도 있으나 중국의 정치현실은 보다 발전된 형태의 권력을
향하는 추세이다.

이미 특정한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다른 수준의 효율적인 권력행위가
보여지고 있다. 특히 대외 경제관계에 있어서 그러하다.

중국역사를 살펴볼때 외부세계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 중국이 오늘날과
같이 외부세계와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맺은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외부세계가 중국에 대해 더욱 특별한 정책을 펼쳐야하는 요인은 두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중국은 이미 주요 정책에 있어 분권화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외적
개방압력에 대해 효율적인 관리체제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중국이 분권화현상을 효율적으로 통제한다 하더라도 민족주의와
통합주의 정책을 강화함으로써 분열의 경향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있다.

서방세계는 분권화된 중국을 원할지 모른다. 그러나 한편으론 관세무역
일반협정(GATT)이나 무기판매와 같은 문제에 있어서는 북경의 통제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서방세계는 중국의 공식적인 붕괴에 관심이 없다. 그러나 중국이
경제발전을 지속함에 따라 서방세계에 위협세력으로서 등장하지 않도록
하는 단한가지의 길은 실제 상호관계에 있어 하나이상의 분열된 중국으로
만들어 놓는 것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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