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은행의존도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한은에 의하면 은행
총대출에서 차지하는 대기업에의 대출비중은 85년 39.8%에서 92년 29.3%
93년9월 27.1%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 왔는데 이같은 경향은
올들어서 더욱 두드러져 지난 3월말현재로 25.3%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대기업이라는 것은 30대니 20대니하는 소수 대기업만이 아니라
상공자원부의 분류에 의한 중소기업(제조업의 경우 종업원 300명이하)보다
규모가 큰 모든기업을 망라하는 것이라니까 은행총대출에서의 대기업비중의
저하는 기업금융을 둘러싼 머니 플로우(money flow)에 구조적변화가 생기고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개발연대의 기업자금조달은 거의 전적으로 은행을 통해 이루어졌었다.
그만큼 은행은 산업계에의 비중 큰 자금공급자로서 기업금융면에서 절대적
지위를 누려온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은행의 위치는 보다 낮은 자리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기업금융이 어느방향으로 변할것이며 그 경우에 기업의 자금조달에
유의할 점이 무엇인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탈 "은행의존"현상은 그 배경과
의미를 성찰할 필요가 있다.

그 배경의 하나로는 금리가 높은 은행자금을 빌려써도 채산을 맞출수
있었던 과거의 고성장시대와는 달리 지금은 기업이 채산을 맞추기가 여간
해서 쉽지 않은 저성장시대여서 자금수요가 과거만큼 왕성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배경으로는 국내자본시장의 정비로 대기업들이 은행
아닌 증권시장에서 회사채발행 증자등의 형태로 필요한 자금을 직접조달할수
있게 됐다는 점과 자본자유화의 확대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이 값싼 금리의
외국자본을 얻어쓸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는 점을 빼놓을수 없을 것이다.

이리하여 기업금융을 둘러싼 머니 플로우가 종래의 은행->기업및
제2금융권->기업이라는 흐름 중심에서 대해 국내 자본시장 <>기업및 해외
자본시장->기업이라는 흐름 비중이 더 커져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경영수지에 부담을 피하는 효율적인 자금관리를 최대한 지향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기업자금과 관련된 하나의 변화다.

일부의 대기업이 빌린 은행돈을 갚거나 과거에 빌린 고리은행자금을 보다
싼 금리의 자금으로 대체하여 금융비용을 절감하려는 움직임들이 그러한
것이다. 이는 많은 금융비용이 나는 은행돈을 빌려 투자해도 금융비용이상의
이익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은행빚은 갚거나 줄이는게 기업에 이익이
된다는 합리적 판단에서다.

아무튼 이런 경향은 은행경영에 타격과 동시에 전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과 개인고객을 상대로 한 영업에서 이익을 내는 경영
전략전환도 하나의 방법이다. 거기에는 심사기능 강화가 과제다.

그리고 자본자유화 진전으로 더 쉬워질 외국 자본이용과 국공채의 대량
발행이 가져올 채권시장의 등장은 앞으로 기업자금의 금리와 자금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금융여건변화요인으로 중시돼야 할것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