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증권산업은 ''비약적''이란 표현이 걸맞는 급속성장을 이뤄왔다.

그만큼 산업자금동원을 통한 국민경제의 성장견인차적 역할과 비중도
커졌다.

그런데도 은행등 다른 금융기관들에 비해 역할과 비중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산업이 증권산업이다.

''자본주의 최대의 걸작품''이라고 하는 주식시장은 ''투기시장''으로 이해
되고 있고 정부나 일반국민들의 증권업계에 대한 불신은 실제이상으로
과장표현돼 있다.

그 1차적인 책임은 증권업종사자 자신들에게 있다 하더라도 정책당국이나
일반국민들의 잘못된 이해에서 초래된 부분도 많다.

증권산업은 시중의 여유자금을 기업들이 직접 조달해 쓸수 있도록 도와
주는 직접금융시장의 운용주체라고 볼수 있다.

간접금융시장의 자금중매자 역할을 하고 있는 은행 등은 시중여유자금을
예금형태로 끌어모아 이를 필요한 기업들에 재배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회사는 돈이 필요한 기업과 자금여유가 있는 사람을 찾아내
직접거래하도록 알선해주는 역할만을 한다.

돈가진 사람과 필요한 기업간에 돈을 주고받으면서 교부하는 것이 주식
이나 채권이다.

증권회사는 기업이 이러한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서 팔거나 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돈으로 바꾸려 할때 적당한 값에 거래를 성사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경제가 발전할수록 그 중요성은 무게를 더해가게 되고 여기에
걸맞는 증권산업의 변화요구도 거세지게 된다.

더구나 요즈음 우리증권산업은 개방화 국제화의 물결속에서 선진 외국
회사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아 우리증권산업의 대응자세나 준비가 부족한
것은 없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지난 10여년간 우리나라 증권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증권회사들이 여의도에 사옥을 신축하기 시작, 여의도시대의 문을 연 지난
8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우리나라의 증권산업이나 증권회사들은 구멍가게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금부터 꼭 10년전인 84년초 전체 증권회사(당시 25개사)의 자본금 합계는
1천7백58억원으로 사당평균 70억3백만원수준에 불과했다.

증권시장의 규모역시 요즘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빈약해 84년의 연간
주식거래규모는 3조1천1백82억원에 그쳤다. 요즈음으로 치면 3~4일분에
해당한다.

이같은 취약한 증권시장은 80년대 중반이후 3저현상에 힘입어 우리나라
경제가 "단군이래 최고"라는 고도성장을 구가하면서 폭발적인 신장세를
나타냈다.

85년중반까지만해도 120~130대를 맴돌던 종합주가지수가 87년말엔 500대,
89년4월엔 1,007.77로 증시사상 최고의 대기록을 세울 정도로 급격히 뛰어
올랐다.

주식 거래규모도 84년 3조원수준에서 88년 58조1천2백6억원으로 처음
50조원대로 올라선데 이어 지난해에는 1백69조9천1백96억원으로 늘어났다.

증권시장의 급격한 발전상은 상장주식의 싯가총액 증가추이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 84년초만해도 3조4천8백96억원에 불과했던 상장주식 싯가총액이
이젠 1백26조3천80억원으로 확대됐다.

상장기업수역시 84년초의 3백28사에서 88년엔 5백2사로 또 현재는
7백1개사로 늘어났으며 기업들이 증권시장을통해 조달한 자금은 작년의
경우 18조8천5백70억원으로 지난 10년동안 10배나 증가했다.

증권회사의 영업점수도 84년의 2백58개에서 현재는 7백37개로 늘어났으며
증권사의 임직원수는 2만6천8백50명으로 지난 10년동안 3배이상 늘어났다.
주식투자인구는 작년말 현재 1백48만명, 위탁계좌수는 2백69만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거래소가 여의도로 옮겨온지 15년, 증권회사들이 본격적으로 둥지를
틀기 시작한후 10여년만에 증권업계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외형과 물량측면에서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까지 우리나라의 증권산업은 부족한 점도 많다는 것이 금융전문가들의 지적
이다.

국제적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는 금융의 증권화현상과 시장개방및 자율화에
대한 대처능력은 물론이고 국내적으로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금융
산업간의 경쟁파고를 헤쳐나갈만한 힘을 제대로 갖췄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93사업연도에 다시 증시사상 최고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호황을 누렸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증권회사들은 위탁수수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증권회사들이 취급하고 있는 상품이나 고객에 대한 서비스역시 아직 빈약
하기 짝이 없다. 환매조건부채권이나 통화채펀드등 주식매매이외의 상품을
일부 취급하고 있지만 경쟁력이 있는 상품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우리나라 증권사들은 현재 14개의 현지법인을 포함해 모두 59개의 해외
영업거점을 확보하는등 해외진출에 대해 부쩍 관심을 높이고 있다.

또 선물이나 옵션을 비롯 곧 도입될 신상품이나 선진제도에 적응하기 위한
해외연수등의 노력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국제화는 아직까지 걸음마단계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증권
회사관계자들의 솔직한 고백이다. 부족한 경험과 미진한 여건때문에 92년
부터 허용된 외국인들의 한국주식 투자유치에도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
증권사들과 매우 힘든 경쟁을 하고 있다.

아직까지 한탕주의의 향수에 젖어 걸핏하면 정부에 책임을 전가하는 행동을
되풀이하는 투자자들의 의식수준이나 주가등락폭이 약간만 커도 규제와
부양을 일삼는 증권당국의 자세도 국제화와는 거리가 멀다.

선진제국들은 급변하는 국제금융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자본시장의
효율성제고와 자국의 지위강화를 위해 경쟁적으로 자율화의 폭을 넓히고
있지만 우리는 자율화수준도 매우 미흡한 편이다.

자본자유화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우리나라의 자본시장 개방은 앞으로
더욱 가속적으로 이뤄지게될 전망이다.

증권시장의 본격적인 개방은 우리보다 자금력이나 분석능력, 그리고 금융
기법이 앞선 외국 증권회사들의 국내 진출을 가속화시키고 증권시장의 경쟁
도 더욱 고조될 것이 뻔하다.

거센 외풍을 이겨내며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고 또 자본시장이 기업금융
조달및 자금운용의 장으로서의 본연의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공정성및 자율성 제고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보다 합리적인 투자기법의
개발, 다양한 투자서비스의 제공, 신상품과 새로운 금융기법의 적극적인
개발및 도입등이 절실히 요구되며 전문인력의 양성과 업무 전산화등의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한다.

이같은 노력이 제대로 이뤄질 경우 우리의 증권시장과 증권산업은 치열한
경쟁의 어려움을 뚫고 양적인 확대와함께 질적인 발전도 동시에 이룰 수가
있다.

지난10여년동안 급팽창을 이룬 우리의 증권시장이 명실상부한 선진시장
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외국인들에게 넘겨주고 좌절하느냐 하는 갈림길이
눈앞에 닥쳐 우리의 각오와 노력 그리고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조태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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