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영어회화능력을 폄하하는 우스개소리가 많다. 어느 한국인 신사가
미국 시카고에서 뉴요크까지 여행하려고 버스회사 매표소에서 "to New York"
(뉴욕까지)이라며 돈을 내밀었다. 그러자 버스표가 2장이 나와 당황한 이
신사는 "for New York"이라고 하자 이번에는 버스표 4장이 나오더라 한다.
물론 사실이 아니라 만들어 낸 우스개 소리에 불과하겠지만 우리국민이
영어회화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은 확실하다.

이같은 현실을 증명하려는 듯인지 며칠전 미국의 토플(TOEFL)당국이
전세계 162개토플수험국가의 국가별 평균점수와 순위를 발표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평균 504점(응시자 7만7,004명)으로 118위였고 북한은 479점
(응시자 795명)이었다. 전체평균점수가 529.5점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나
북한이나 영어회화능력은 하위그룹에 속하는 것을 알수있다.

하긴 아시아국가중에서 싱가포르가 592점으로 세계5위에 올랐고 필리핀
565점, 중국 531점등으로 전체평균점수를 웃돌고 있지만 대만은 우리와
비슷한 503점이고 일본은 우리보다 처진 484점이었다. 이같이 아시아국가중
에서 영어 실력의 격차가 두드러진 것은 주로 듣기부문때문이었다고 하는데
싱가포르등 영어사용국가와 한국 일본등 그렇지 않은 나라사이에 격차가
있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할수 있다. 또 그것이 대단한 일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 영어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고등하교에서
적어도 영어교육을 6년이나 열심히 받았으면서도 외국인에게 길안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현실은 어디에 원인이 있는 것일까. 그렇다고 영어잡지
하나 제대로 이해하는 것도 아니다. 요는 우리 영어교육이 실용을 위한것이
아니라 대학입시에서 대비하여 좋은 영어성적을 얻기위한 수험용에 불과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국제화가 세계적인 추세가 되어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이 조기영어교육이
붐을 이루고 있다한다. 외국어는 어렸을 때에 배우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서울시내 국민학교의 4분의3이상이 영어교육을 실시
하고 있지만 현실은 교사의 71.3%가 비영어 전공자이며 교육방법도 대부분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다.

우리 전국민이 모두 유창하게 영어회화를 해야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 영어교육이 영어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말하지 못하면서
입시에서만 좋은 성적을 얻는다는 것이 어떤의미가 있을까. 영어교육의
목적을 분명히 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