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돈떼이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하는 은행들은
나름대로 직업별 등급을 매겨놓고 신용대출한도를 결정한다.

서류한장만으로 3천만원까지 대출하는 한일은행과 전화 한통화로 대출여부
를 즉각 결정하는 신한은행이 마련한 신용대출기준표는 금융기관이 평가하는
"직업별 몸값"을 보여주고 있어 관심을 끈다.

대기업의 부장급은 공무원의 서기관(5급,과장급) 군의 중령과 동격으로
분류됐다. 신한은행에서는 5백만원,1천만원,1천5백만원,2천만원,3천만원등
5등급으로 돼있는 체계에서 이들을 중간단계인 1천5백만원대로 간주하고
있다.

판검사는 나이에 관계없이 최고의 신용등급을 받았다. 이들에 대해 한일
은행에서는 A, 신한은행에서는 특A군으로 분류, 3천만원까지 신용으로
빌려준다는 방침이다. 초중고등학교의 교장과 같은 등급이다. 교감은 한일
은행이나 신한은행 모두 두번째 등급인 2천만원군으로 평가했다.

군의 장성급은 대학의 정교수 대기업사장 경찰의 경무관이상과 함께
1군대접을 받는다.

변호사 공인회계사등 자유직업소득자나 의사등은 사회적 지위도 인정받고
소득도 많은 점이 감안된 듯 30-40세이상만 되면 2천만원이상을 손쉽게
빌릴수 있는 혜택받는 그룹으로 분류됐다.

대기업에 있더라도 경영을 잘못해 은행관리를 받거나 증시의 관리대상종목
에 들어갔을 경우에는 임원이라 하더라도 신용이 0점이나 마찬가지다. 한일
은행은 이들기업의 직원을 한번싸인대출대상에서 제외했다.

중소기업직원들도 설움을 받는다.

한일은행은 점포장이 특별히 인정한 사람, 신한은행은 은행에서 우량고객
으로 지정한 중소업체직원을 빼고는 중소기업체직원에 대한 신용등급을
마련하지 않았다.

약사는 의사보다 한단계 낮게 평가됐다. 약사의 경우 신한은행에서는
5백만원에서 1천만원까지 빌릴수 있는 C-D등급으로, 한일은행은 1천만원에서
2천만원에서 꿀수 있는 B-C등급으로 각각 분류했다.

물론 신용등급에서 하위로 처지거나 아예 제외됐다고 하더라도 실제
소득만 많으면 최상급으로 간주돼 3천만원까지 빌릴수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직업에 관계없이 연소득금액이 6천만원이상이거나 재산세액이 40만원
이상인 사람은 특A급으로 분류해 놓았다.

언론사의 경우 한일은행에서는 경력 5년이상만 되면 최소한 1천만원을
빌릴수 있는 대상으로 분류했으나 신한은행에서는 "대상이 너무 많아질수
있어" 제외했다.

두 은행에서 사회적인 위치 소득수준및 신용도등 여러가지 요인을 감안
해서 만들어 놓은 신용대출기준표에 대한 불만도 적지않다. 우선 군인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의 경우 준위이상이면 최소한 5백만원
을 대출키로 했으나 한일은행에서는 최저 대출금액을 1천만원으로 높게 잡은
탓인지 중령이상만 등급을 분류, 소령들이 불만을 토로했다는 것이다.
군인들은 이동이 잦아 안정적 고객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교사가 기준표에서 빠지고 주임교사가 들어
갔으나 학교에서는 실제로 주임교사를 돌아가면서 맡아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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