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계속되는 경상수지적자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두가지다. 하나는
지난해 간신히 흑자를 기록했던 국제수지가 다시 적자의 늪으로 빠지는게
아닌가하는 시각이다. 작년에 새정부가 내세울만한 경제치적이었던 흑자
기조가 무너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올 1~2월중 경상수지적자는 18억6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억5천만
달러)의 7배가 넘는 규모다. 3월에도 이런 적자기조는 계속돼 적자규모는
더 커졌다는게 기획원의 분석이다.

정부의 전망도 어둡다. "올해 국제수지전망이 좋지않아 뭐라 얘기하기
곤란하다"(이정보 재무부국제금융국장)는 말에서도 심각성을 읽을수있다.

이달초 정부 일각에서 국제수지적자가 경기과열때문이라고 판단, 경기
진정책을 거론했던 것도 적자가 재연될까 불안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구소비재의 수입이 만만치않게 늘고 있는데다 국제원자재가격이
오르고 있어 수입단가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상수지전망을 연초 12억달러 흑자에서 1억
달러 적자로 수정했다. 대체로 균형을 유지할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민간쪽에선 삼성경제연구소가 18억달러등 더 큰폭의 적자를 예상
하고 있다.

이런 불안섞인 시각과는 달리 한편에선 경상수지적자를 경기회복과정에서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경상수지적자는 수입급증
때문에 발생한 것이나 정작 수입목록을 들여다보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설비투자용 기계류등이 수입급증의 대종을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1~2월중 원자재와 소비재의 수입증가율은 7.6%,12.8%인데 비해
기계 전기 전자 수송장비들 자본재 수입은 16.4%나 늘어났다. 자본재
수입증가액이 이 기간중 전체 적자규모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수입의 질이 나쁘지 않다는 얘기다. 수입증가가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역할을 하기때문에 경상수지적자에 대해 인위적으로 손을 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수출호조단계에서는 경쟁력강화를 위한 시설재도입이 늘어 적자가
나더라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강광하 서울대교수)는 지적도 적자를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뜻이다.

정부내에서도 일단은 현재까지의 적자규모에대해 크게 걱정하는것 같지는
않다. 적어도 표면상으론 하반기들어 수출이 늘어나게 돼있는 만큼 벌써
부터 적자를 겁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적잖게 걱정하고 있음을 엿볼수 있다.

적자폭이 커질 경우에 대비한 대책을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경제추진회의에서 외화표시원화자금의 공급한도를 늘려
다시 공급하기로 한게 대표적인 사례다.

문제는 정부의 국제수지진단과 정책대응이 자칫 경제의 흐름에 역효과를
끼칠수도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도 지나치게 목표치에 매달린 나머지
국제수지관리에 우를 범한 적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수지관리를 위해 섣불리 경기진정책을 남발했다간 모처럼 찾아온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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