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정보전문언론사인 나이트리더사의 제임스 K 배튼회장(58)은 요즘
V자로 시작되는 단어사용 조차 꺼린다. 전자정보시스템사업인 "뷰트론
(Viewtron)"에 대한 아픈 기억때문이다.

멀티미디어시대를 앞서 이끈다는 자세로 지난 79년부터 서비스하기 시작
했던 뷰트론은 기대했던 것과 달리 실패로 끝나버렸다. 막대한 개발비를
들여 일반뉴스에서부터 홈쇼핑서비스까지 제공했지만 뷰트론에 접근하기
위한 터미널구입을 위해 9백달러를 선뜻 지불할 이용자들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힘들었다. 결국 5천만달러의 적자를 안긴 골칫덩이로 전락, 86년 이
사업에서 발을 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발빠른 뉴스와 정보에 대해 소비자들이 적절한 비용을 부담할 것이란
생각은 오산이었습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갔기 때문일까요" 배튼회장은
그러나 멀티미디어사업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정보고속도로는 정보사업에 일대 혁신을 몰고올 것이며 막차를 탔다가는
기존 사업에서조차 손을 뗄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쇄매체가 쇠퇴기에 접어드는등 소비자들의 정보전달수단에 대한
선호도가 급속히 변화되고 있다.

"매체선호도 변화는 이미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나이트리더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6% 증가한 2백60억달러에 이르며 순익도 19% 늘어난
1억7천6백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매출의 82%가 28개 인쇄매체를
통한 것이지요. 그러나 인쇄매체 하루발행부수는 최근 5년여동안 8%나 줄어
3백70만부에 머물고 있습니다"

앞으로 멀티미디어사업에 대한 투자를 하지않을 경우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가장 빠른 시간안에 전달한다는 나이트리더사의
사업목표가 실현불가능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말이다.

"실패로 끝난 뷰트론에 대한 뼈저린 기억이 가시지 않고 있지만
멀티미디어사업분야에 대한 투자는 결코 게을리할수 없습니다. 소비자들의
매체선호도변화추세에 따라야지요. 이번에는 그러나 수익성을 보장할수
있는 소규모 멀티미디어시스템및 서비스를 통해 승부를 걸 생각입니다"

배튼회장은 이에따라 최근 18개월동안 기업매수 합작투자 기술제휴등의
방법을 통해 6개의 전자뉴스 정보사업에 새로이 뛰어들었다. 이중에는
내년부터 서비스될 벨애틀랜틱비디오의 쌍방향 "스타게이저" TV시스템을
위한 프로그램개발및 아메리카온라인망을 통해 캘리포니아 샌호제이
머큐리뉴스지의 정보를 온라인서비스하는 사업도 포함돼있다.

"현재 발행하고 있는 신문의 역할을 확대하면 나이트리더가 추진하고 있는
멀티미디어사업분야에 대한 성공을 공고히할수 있을 것입니다. 올 연말쯤
이면 필라델피아의 한 케이블TV방송망을 통해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지에
실린 각종 정보를 신문이 배달되기에 앞서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배튼회장은 또 지역 라디오청취자를 대상으로한 신문정보의 온라인서비스
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아메리카 온라인과 협력, 이달부터 머큐리뉴스지의 정보를 한달 9.95달러
에 서비스하기 시작한 머큐리센터가 첫번째 주자이다. 이제까지 6천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아메리카온라인의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 3만3천7백명의
머큐리뉴스지 구독자도 곧 가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튼회장은 이와함께 지난 88년 록히드사로부터 3억5천3백만달러에 인수한
데이터서비스시스템인 다이얼로그의 확대발전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유럽의 온라인 정보서비스망인 데이터스타를 스위스 모터콜럼버스사로
부터 인수함, 다이얼로그 이용자를 단숨에 5만명이나 늘려 20만명의 이용자
를 확보했다.

상품 채권 통화관련정보를 전문서비스하는 나이트리더파이낸셜(KRF)도
새로운 도약을 노리고 있다. KRF는 지난해 12월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의 증시동향을 서비스하는 에퀴네트와 홍콩증시의 움직임을 전하는 데이터
라인아시아퍼시픽을 인수, 아시아지역에서의 매출이 크게 뛰고 있다.

<김재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