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나기교를 흔히 "눈물의 다리"라고들 했다. 강 상류 쪼에 형장(형장)이
있어서 죽으러 가는 사람이 그 다리를 건널 때 곧잘 눈물을 흘렸기
때문이었다.

그 눈물의 다리 주변에 관군이 진지를 구축하여 변방에 나가 있던 아이즈
군이 되돌아오는 것을 막고 있었다. 쓰루가성이 공격을 당하고 있다는
전갈이 전해지자, 나가오카번의 전투에 참가했던 부대와 그밖의 변방
수비에 임하고 있던 군사들이 화급히 회군으 하여 오고 있었던 것이다.

가야노가 지휘하는 부대와 후루야가 이끄는 충봉대는 아침 일찍 진군을
개시하여 눈물의 다리가 가까워지자, 두 방면으로 갈라져서 공격을
감행했다.

적군의 보루를 돌파하는 작전이었다. 물론 낭자대는 충봉대에 편입된
터이라 후루야의 지시에 따라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여인무사들은 모두가 처음으로 싸움터에 발을 들여놓은 터이라 필요 이상
흥분된 상태였다. 그래서 그녀들이 남자 사무라이들을 제치고 어느덧
충봉대의 맨 앞장으로 나서 있었다.

다케코네 세 모녀처럼 남장을 한 사람도 꽤 되었지만, 그래도 역시 여인
부대라는 것을 멀리서도 대뜸 알 수가 있었다.

"아니, 저거 계집년들 아니야? 맞지?"

"오,그렇군. 야- 이거 일이 재미있게 되는데."

"죽이지 말자구. 모조리 사로잡아서, 히히히."

"물론이지. 잡아잡수시오 하고 굴러들어오는데 안 잡술 수가 있나.
안 그래? 흐흐흐."

관군 사무라이들은 마치 기가막히는 먹이를 발견한 짐승들처럼 공연히
좋아서 히히덕거렸다.

"저 맨 앞장을 서서 오는 년, 되게 괜찮게 생겼는데."

"글쎄 말이야. 얼굴도 곱고, 몸매도 잘 빠졌어"

"내가 사로잡아야지"

"아니야 내가 잡을 거라구"

"모두 같이 잡아서 돌려가며 잡숫자구"

"하하하." "허허허."

다케코를 보고 군침을 흘리면서 지껄여대기도 했다.

여자들이라고 만만히 보던 관군 사무라이들은 곧 그녀들의 놀라운
나기나다 솜씨에 정신들이 번쩍번쩍 들었다. 야,이러다기는 사로잡아
잡숫기는 고사하고, 도리어 자기네가 그녀들의 나가나다에 목숨이 날아갈
지경이 이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