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은행은 최근 올해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가 작년보다 53.2%(산업
전체는 40.9%) 늘어난 2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엔 설비투자가
전년보다 오히려 4%가량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장밋빛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경제의 수요와 공급을 둘러싼 "연결고리"라고 할만큼 한나라
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민총생산(GNP)에서 차지
하는 비중(88~92년 평균 16.3%, 85년 불변가격)은 소비(평균 57.5%)에 비해
크게 작다. 그러나 경기흐름에 매우 민감하게 변동하는데다 변동폭이 커
경제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설비투자는 경제의 총수요를 구성하는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뿐만아니라
미래 생산능력의 원천이라고 하는 점에서 공급측면에서도 경제성장과 산업
구조의 조정을 주도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이같은 양면성으로 인해
경기순환의 대부분은 설비투자의 변동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다소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92년 하반기이후 최근까지 설비투자부진이
큰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것도 설비투자의 국민경제적 비중이 이처럼 크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설비투자추이를 파악할수 있는 통계는 한국은행의
"국민소득계정" 통계청의 "광공업통계조사" 산업은행의 "설비투자계획조사"
등 세가지로 나눌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통계는 국민소득계정. 국민소득
계정상의 총고정자본형성은 건설투자와 설비투자의 합으로 이루어지는데
총고정자본형성에서 기계 운수장비등의 설비와 토지나 건물중에서 새로운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부분이 설비투자가 된다.

통계청의 광공업통계조사에서는 유형고정자산취득액을 통해 설비투자를
파악한다. 여기에는 토지 건물 구축물 기계장치 공기구 차량운반구등이
포함된다. 산업은행의 설비투자계획조사에는 토지 토지조성개발 건물 기계
장치 선박 차량운반구 구축물 공기구등이 포함된다.

우리나라 설비투자의 장기적인 흐름은 70년대와 80년대가 명확히 구분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70년대에는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한 비제조업과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제조업투자가 모두 활발히 진행됐다. 이후 80년대
초에는 모든 산업의 설비투자가 거의 보합수준에 그친 가운데 중화학공업
투자조정의 여파로 제조업투자가 크게 침체를 보여 전력이나 운수업등
비제조업부문이 투자를 주도했다. 그러나 80년대 중반들어 제조업위주의
활발한 설비투자가 진행되었다. 전자 자동차등 수출주도형 가공조립산업
분야의 괄목할만한 투자증가세에다 석유화학 철강등 주요 소재산업의 대규모
프로젝트영향을 받아 중화학공업위주의 설비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70년이후 92년까지 기간중 설비투자증가율(22년간 연평균 14.6%)과 GNP
성장률(연평균 8.5%)추이를 비교해 보면 설비투자증가율이 GNP성장률을
크게 상회하여 설비투자가 우리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어왔음을 알수있다.
올들어 정부나 각 기관에서 조사한 기업들의 설비투자계획을 보면 기업들의
투자마인드가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기업은 많지않다. 따라서 하반기에 가서나 설비투자비율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육동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