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번 사장은 포장도로를 달리게 하고 싶다"고 말하는 혼다기연공업의
가와모토 노부히코(58)사장은 현직에 취임한지 곧 4년이 된다.

가와모토는 급커브를 틀며 급브레이크를 걸면서 회사를 운영해 왔다. 교통
사고를 낼지 모르는 위험을 안은채 가고 있지만 자신의 직감을 신뢰하고
더욱 스피드를 올리는 길밖에 뾰족한 수를 발견하지 못한다.

가와모토는 혼다의 창업자인 혼다 소이치로가 사장이던 당시 중시했던
"경쟁 성장 효율"이라는 경영의 3대키워드가 지금에 와서는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는 이전에는 젊은이들에게 호평받는 자동차를 만들었고 이것이 회사의
이미지을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지만 "혼다스타일"을 고집하며 과거의
환영을 고집하는한 혼다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한다.

가와모토는 사장취임후 2륜차 4륜차등 각분야에 사업부제를 도입하고
국내지역본부제 연봉제 관리직임기제를 실시하는등 과감한 경영혁신조치를
취했다. 이같은 행동력은 리더십이 있다는 평가와 함께 "히틀러"라는 험담
이 나올 만큼 양극단의 2중성을 갖고 있다.

가와모토는 그러나 좋지않은 평가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균형을
유지하면서 회사를 운영하기에는 너무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
그의 현실인식이다.

가와모토경영의 핵심은 철저한 현장주의에 있다. 취임1년동안 생산 영업
의 일선을 몇번이고 돌아다녔다. 부품메이커도 빠뜨리지 않았다. 작년에는
약70개의 판매회사를 순회하면서 딜러들의 불평불만사항을 청취했다.

"연회의 탁자에 올라가 술을 따르며 돌아다니는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기억하는 거래처의 사장은 너무도 파격적인 가와모토의 행동을
보면서 남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치는가에 관계하지 않고 제품을 팔려고
하는 열의에 결국에는 존경을 하게 됐다고 말한다.

경쟁사에 비해 혼다의 약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국내판매에서는
저돌적인 밀어붙이기외에 가와모토로서도 달리 방법을 찾을수 없었는지
모른다.

그가 중시하는 경영상의 직감역시 현장에서 나온다. "정보가 범람할 때는
불필요하게 시간을 들여 생각하지 않는다"고 정보수집의 핵심을 규정한다.
"진실은 오직 하나이며 그것은 멀리서 내려다볼때 반드시 떠오른다"는
자신감에 찬 견해를 말하고 있다. 사실 이같은 자세는 아버지나 다름없는
혼다 소이치로에게서 배운 것이다.

가와모토가 해석하는 혼다 소이치로의 모습은 일에 관해서는 아주 작은
것에도 철저히 구애받으면서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는 전혀 구애받지 않고
행동하는 직업인의 그것이었다.

가와모토의 행동규범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기술은 불필요한 것은 벗겨
내고 진정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내는 일"이라는 생각도 혼다 소이치로
에게 배운 교훈중 하나다.

가와모토의 완고함은 일개 기술자시절부터 변하지 않은 성격이다. 68년
혼다 소이치로가 어느 자동차레이스에 출전 하지 않기로 결정했을때 그는
레이스용엔진을 개발하는 책임자였다. 화가 치밀어오른 가와모토는 "이런
회사에서는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며 1개월동안 출근을 거부했다. 결국
윗사람의 충고를 받아들여 다시 회사로 돌아왔지만 부담없이 웃음짓는
얼굴만으로는 좀처럼 발견하기 힘든 고집투성이의 기술자였던 것이다.

최근들어 가와모토는 2차대전전기같은 책을 읽는다. 독일 BMW가 혼다의
제휴처였던 영국 로버그룹을 매수한 것을 보고 제1라운드에서는 혼다가
패한것처럼 보이지만 다음에는 어떻게 만회할 것인가하는 전략전술을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관리직임기제만해도 다른회사보다 앞서 실시했지만 자신이 사장으로 있는
동안에는 효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음번 사장에게
포장도로를 넘겨주고 싶지만 가와모토로서도 얼마뒤에 그길이 시작될지
알길이 없는 것이다.

<박재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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