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라운드(환경)" "블루라운드(노동)" "RBP(공정경쟁제한)".

오는 12일부터 나흘동안 모로코의 휴양도시 마라케시에서 열릴 UR
(우루과이라운드)각료급 무역협상회의(TNC)에서 한바탕 논란을 빚게 될
이들 "신통상이슈"에 대한 대처방안을 놓고 관련부처들이 부쩍 바빠졌다.

농산물시장개방 공산품관세인하 서비스시장개방등 7년여를 끌어온 UR관련
이슈들을 어렵사리 헤쳐냈는가 했더니 "산넘어 산"격으로 또다른 이슈들이
새로운 "회오리"를 예고하고있어서다.

그린라운드의 경우 이미 몬트리올의정서(CFC사용감축) 지구기후변화협약
(이산화탄소배출규제) 등 환경관련 각종국제협약이 발효되면서 예고되었던
이슈라고해도 폐쇄적 노동환경(Social Closure)이나 공정경쟁제한
(Restrictive Business Practices)문제는 다분히 한국 등 개도국을 겨냥한
일부선진국들의 "자가발전"에 의해 터져나오고있다는 점에서 우리당국자들
의 신경을 더욱 거스르게하고 있다.

"블루라운드"로 더 잘 알려져있는 노동문제의 경우 미국과 프랑스가 특히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있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이들 2개국은 UR발효와 동시에 기존 GATT(관세무역일반협정)를 대신해
출범할 WTO(세계무역기구)가 "저임금이 개도국상품의 가격에 미치는 효과
를 중점 감시해야할 것"이라며 이 제안을 UR협정서조인과 연계시키는
문제까지 거론하고 있을 정도다.

미국 등은 개도국의 저임에 의한 저가공산품생산은 일종의 "사회적덤핑"
으로 볼 수 있다며 이를 무역문제와 연결해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RBP의 경우 아직 마라케시회의에서의 공식의제로 상정될 정도로까지 논의
가 구체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미국 등 일부선진국에서 블루라운드와 같은
맥락에서 문제를 제기하고있는 상태다.

"시장관행이 폐쇄적"이라는 비난을 듣고있는 일본을 주요 타깃으로 겨냥
하고있다는 게 일반적인 진단이지만 "일본형"산업정책을 추진해 온
우리나라도 안전지대에 있을 수 만은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있다.

물론 이번 마라케시회의의 공식목적은 UR체제의 정식출범을 확정짓는데
있는 만큼 이들 "부대안건"들이 UR최종의정서의 조인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걸림돌로까지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낙관론이 현재로서는 우세하다.

블루라운드의 관철을 고집하고있는 미국과 프랑스의 경우도 개도국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자 "톤"을 한단계 낮추고있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일단 이들 "포스트UR이슈"들이 마라케시에서 한바탕
격론의 도마대위에 오를 것만은 분명한 만큼 마라케시회의를 계기로
조만간 본격적인 "신라운드"의 물길이 트일 것이 확실시 되고있다.

이들 포스트UR이슈들의 공통점은 국제통상무대에서의 쟁점이 "모든 국가
가 똑같은 조건에서 무역경쟁기반을 가질 수 있어야한다"는 이른바 "조건
평등주의"에 바탕을 두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개도국들이 아무리 관세를 낮추거나 시장을 완전개방한다고 해도
선진국에 비해 낮은 임금수준을 유지하거나 특정 산업에 대해 편향적인
지원책을 버리지않는 한 그렇지않은 선진국들이 해당상품에서 똑같은 경쟁
여건을 가질 수 없다는 논리다.

이런 주장은 선진국들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반영하고있는 이른바 "강자의
논리"라는 점에서 시급하고도 적절한 대응책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마라케시회의에서 정부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있는 또하나의 이슈는
미국 EU(유럽연합) 등 선진국들과의 자동차시장개방확대 등 "쌍무현안"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특히 작년12월 제네바에서의 UR회의때 우리측이 미국과 자동차등 일부
공산품의 개방폭확대를 장관선에서 논의하자는 "양해록(ROU)"를 교환했던
만큼 이번 마라케시회의에서 있을 한미통상장관회담에서 어떤 얘기가
오갈지가 관심이다.

자동차수입확대와 모직물관세인하 등을 요구하고있는 EU와의 양자회담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지고있다.

요컨대 이번 마라케시회의는 표면상으론 이미 합의가 끝난 UR협정의 최종
의정서조인을 주요안건으로 담고있으면서도 그 이면에서는 "UR이후"의
새로운 통상질서구축을 겨냥한 치열한 다자간 양자간의 "물밑힘겨루기"가
벌어지려는 판이다.

정부로서는 UR홍역에 못지않은 또 한차례의 길고 험난한 통상시련대에
오르는 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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