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회복또는 확장국면을 보이고 있는 경기가 강한 탄력을 받기도
전에 물가상승과 일부에서 제기하는 경기과열조짐에 발목을 잡힐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있다.

올들어 3월까지 소비자물가가 3. 3% 오를 정도로 물가상승속도가 빠른
데다 일부 중화학업종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정책운용의 기본
방향을 선회할 정도는 아니라는게 지적의 골자다. 이때문에 현재의 경기
동향에 대한 정부의 냉철한 진단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최근경기는 호전속도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빠른 것만은 분명하다. 작년
연간성장률 5.6%도 예상보다 높은 수준인데다 작년 4.4분기 제조업 성장률이
9.4%를 기록,경기가 본격적인 확장국면에 들어섰다는게 한은분석이다.

그러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할 정도로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며
하반기 이후 경기가 다시 수축될 가능성마저 배제할수 없어 성급한 경기
과열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기업관련 연구소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런한 시각들은 경공업이 맥을 못춤으로 써 심화되고 있는 경기의 양극화,
부도업체수 증가 ,국제금리의 완만한 회복세등을 근거로 삼고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29일 발표한 "연초 경기의 특징분석과 시사점"이라는
자료를 통해 경기가 하반기이후 다시 수축국면으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연구소는 경기의 이중구조가 심화돼 경기회복이 지속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부도업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경기과열조짐을 예단하기 어려운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올들어 이달 28일까지 서울에서 부도낸 업체는 9백56개로 작년 1-3월보다
1백6개 많다. 올 1,2월 부도율도 0. 08-0. 09%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0.02-
0.03%포인트 높다. 이같은 부도증가에 대해 한은은 "특이할 만한 현상"은
아니다고 밝혔으나 경기호전의 햇볕이 산업전반에 골고루 드는 것같지는
않다.

이런 점때문에 한국경제연구원은 일부에서 물가상승을 우려,경제정책이
통화긴축쪽으로 경사되는 것을 경계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금 경기는 회복되고있으나 과열인식은 지나치다"고
주장하고 "물가상승을 우려해 총수요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정책의 오류를
범할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물가상승세가 경기회복을 확산시키는데 걸림돌이되는 것으로
간주해서는 안된다는 시각이다.

물가상승세에 대한 처방을 시급한 과제로 간주하다가 경기를 본격적인
활황국면으로 진전시키지도 못하고 금리상승만을 부추길수 있다는 논리인
셈이다. 물가오름세가 경제운용을 제약하고있지만 그렇다고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식의 처방은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KIET)이 1백19개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이날 발표한
"실물경기청점검"에도 논지가 흐르고 있다. 이 연구원은 경기회복세가
뚜렷하지만 그속도는 느리며 경기의 양극화는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업체들중 경기안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한
업체(24.4%)보다는 경기부양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업체(64.3%)가 세배가까이
많았다.

그럼에도 한국개발연구원(KDI)등 일부기관에서는 과열에 대비하는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업계와는 감도가 다른 주장을 폈다. 지금 경기가
과열은 아니지만 현재의 경기확장세가 더 빠르게 이뤄진다면 노동시장이
압박을 받아 임금과 물가가 오를 우려가 있는 만큼 사전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기회복세를 산업전반에 확산되도록 하면서 물가오름세는 공급애로해소
등을 통해 진정시켜야 한다는 업계의 주장을 정부가 어떤 식으로 소화할지
주목된다.

<고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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