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은 별로 늘지 않았는데 씀씀이는 계속 크다"

지난해 우리나라 도시근로자 가계의 특징중 하나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작년에 이들의 소득증가율은 크게 둔화됐지만 소비수준은 과거의 쓰던
버릇때문에 좀처럼 줄지않았다는 얘기다.

가계의 소비행태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경제학에선 이를 "톱니효과"라고
한다. 한번 높아진 소비수준은 소득변화와 관계없이 좀처럼 내려올줄
모른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부른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93년 도시근로자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가계소득은 총147만7,800원으로 전년대비 9%증가에 그쳐 지난85년
이후 8년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수로 떨어졌다.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소득도 4%증가에 머물러 지난81년이후 가장
낮았다.

소득을 원천별로 보면 가구주소득이 전년대비 8.2% 늘어난데 비해 배우자
나 자녀등 가구원 소득은 22.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가계수지가 전반적으로 빠듯해 지면서 가장 혼자만의 월급으로는 점점
살기가 어려워져 가족들이 생계에 직접 뛰어드는 경향이 높아진 탓이다.
가구당 취업인원수가 92년 1.43명에서 지난해 1.45명으로 증가한 것도
이를 반증한다.

이처럼 도시근로자들의 소득증가율은 높지 않았던 반면 지출은 110만
5,500원으로 전년대비 9.7%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따라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가계수지흑자액의 증가율은 92년
16.3%에서 10%포인트정도 떨어진 6.8%를 기록했다.

특히 소비를 소득으로 나눈 평균소비성향은 72.6%로 전년의 72.1%대비
0.5%포인트 소폭 상승했지만 소득증가분에 대한 소비증가분의 비율인 한계
소비성향은 77.8%로 전년대비 6.2%포인트나 올랐다. 소득증가속도는 둔화
됐지만 소비지출증가율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최근들어 한계소비성향이 평균소비성향을 웃돈 것은 지난88년과 89년에
이어 작년이 처음이었다. 전문가들은 지난88,89년은 사회전반적으로 확산된
과소비풍조의 영향이었지만 작년의 경우는 과소비의 결과라기 보다는 소위
톱니효과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가계지출의 규모를 보면 생계를 위한 소비지출은 98만6,000원으로
9.3% 증가했고 세금과 이자등 비소비지출은 11만9,000원으로 13.4%늘었다.

또 소비지출중 식료품비의 비중을 나타내는 엥겔계수는 지난80년 42.6%,
90년 32.5%,작년에 29.3%로 낮아져 사상처음 30%아래로 떨어졌다. 그만큼
먹고 사는데 돈을 많이 쓰지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소비의 고급화와 가족중심문화를 반영,식료품비중 외식비의 비중은
80년 4.1%에서 92년 24.9%로 늘어난데 이어 93년에 28.1%로 증가했다.

소비지출중 식료품비의 비중은 줄어든데 반해 교육 교양오락비 교통통신비
지출이 전체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3.5%,10.2%,20.1%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소비 지출구조로 보면 선진국형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다.

<육동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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