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대학에서 염색실습을 할때에는 물주전자 전기곤로 전기다리미 찜통
그릇등 여러가지 도구를 쓰게 되는데, 학생들이 이런 도구들을 다루고
간수하는 것을 보면 마땅치 않은 일들이 너무나 많다.

쓰고 나면 아무렇게나 던져버리고 뒹굴린다. 다리미나 곤로의 스윗치를 켜
놓은채 화장실에 가고 쉬러나가고 심지어는 그냥 집으로 가버린다.

학생들이 실습을 끝낸 다음에 교실에 들어가보면 더욱 엉망이다. 도구들이
정돈되어 있지 않음은 물론이고 온 천지에 물감이 튀어 있다. 도대체 아낄
줄 모르고 치울 줄도 모르며 나밖에 모른다.

이런 일들은 어떤 학생이나 교실의 특별한 모습이 아니고 요즈음 학생들
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10년전만해도 이런 일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런 일을 볼 때마다 나무라고 잔소리를 하지만 대세를 뒤집어 놓을
수 는 없다.

그들이 직장이나 사회에 나가서도 그런 행동을 할 것은 뻔하며 그럴 때마
다 본인은 물론이고 학교까지도 무엇을 가르쳤느냐고 핀잔을 들을 것 같아
안타깝다.

이렇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가 자녀들에게 대한 가정교육을 잘못한데
있는듯 싶다. 요즈음의 부모들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 ''대학에만 붙어다오''
가 자녀들에 대한 유일한고도 간절한 소망이다.

대학에 붙기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부모가 다 해주고 자녀들에게 궂은
일을 시키지 않는다. 먹여주고 입혀주고 데려다주고. 이런식의 가정교육
이니 비록 그들이 대학에는 들어 가겠지만 사람되는 교육을 얼마나 받았
겠는가. 대학이 뮈길래.

이제 이 여파는 넓고, 그리고 오래갈 것이다.

우리 모두가 깊이 생각해보고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

어제도 오늘도 지방 예고 부무들이 서울에 와서 데모를 한다고 한다. 데모
하는 부모도 문제지만 교육부도 임시방편이 아니라 좀더 근본적으로 부모
들이 자녀들에게 인간되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