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생활이란 말로 의사표시를 하기 때문에 말의 홍수속에 파묻혀
사는 셈이다. 반면에 그래서 말만큼 하기 조심스런 것도 없다. 한번
입밖에 낸 말은 다시 주워 담을수가 없기 때문이다.

고대그리스의 역사가 호라티우스는 "놓아버린 말은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고 고대 동양에서도 "말은 땀과 같다"는 표현으로 땀과
같아서 한번 체내에서 몸밖으로 나온 말은 다시 체내로 들어가게 할수는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 말이란 말한 사람의 인격을 단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현명한
사람은 현명한 말을 하게 되고 어리석은 사람은 어리석은 말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S 존슨이 "시인의 생활"에서 "말은 사상의 옷"이라고
표현한 것이나 러시아의 톨스토이가 "사람이 깊은 지혜를 갖고 있으면
있을수록 자기의 생각을 나타내는 말은 그의 말을 더욱 더 단순하게 되는
것이다. 말은 사상의 표현"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의 뜻이라고 할수
있다.

특히 시정잡배의 허튼 소리가 아니라 한나라나 집단의 대표자나 책임자의
말이라면 그야말로 중천금의 무게가 있어야 한다. 그의 잘못된 말 한마디
가 그 나라나 집단에 중대한 화근을 불러올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은 극도로 말을 조심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아무 내용이 없으면서 듣기 좋은 말만 나열하는 것을 "외교적
사설"이라고 평하는 것도 외교관의 이같은 특질을 꼬집는 말이라고 할수
있다.

지난 19일,남북특사교환을 위한 8차 실무대표접촉에서 북측 박영수단장이
"우리는 대화에는 대화,전쟁엔 전쟁으로 대응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면서 "전쟁이 나면 서울은 불바다가 될것"이라며 송영대우리측대표에게는
"전쟁이 나면 당신도 살아남기 힘들것"이라고 극언을 서슴치 않았다 한다.
상식으로는 이해할수 없는 폭언이고 협박이라고 할수 있다.

왜 북한이 이같은 극단적인 발언을 하게 되었을까. 북한이 외교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경제적으로 파탄지경에 있기 때문에 궁지에 몰린 나머지
배수진의 발언일까. 아니면 우리 사회기강이 너무나 이완되어 있다고
판단하고 그들의 협박에 넘어갈 것으로 오판한 결과일까. 그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전략적인 작전일까.

냉철하게 심사숙고해야 할 사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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